작년 에이즈 감염인 치료율이 94.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1년간 연락 불가 HIV/AIDS 감염인이 660명으로 확인돼 관리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HIV/AIDS 감염인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HIV/AIDS 신고 감염인이 평균 1,008명씩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최근 1년간 660명의 감염인이 연락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HIV/AIDS 감염인을 진단하거나 감염인의 사체를 검안한 의사 또는 의료기관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5조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HIV/AIDS 감염인을 의료기관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고, 해당 보건소는 시·도를 거쳐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한다. 지역 보건소는 실명 신고된 HIV/AIDS 감염인에 대하여 진료기관으로의 연계, 상담, 진료비 지원 등을 통해 감염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 최근 5년간 HIV/AIDS 신고 감염인 평균 1,008명씩 증가
질병관리본부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HIV/AIDS 생존 감염인은 11,439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2년 HIV/AIDS 생존 감염인 7,788명에 비해 3,651명 증가한 수치이다.
HIV/AIDS 감염 신고 현황을 살펴보면, 2012년 868명, 2013년 1,013명, 2014년 1,081명, 2015년 1,018명, 2016년 1,062명으로 에이즈 신규 감염인이 지속해서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5년간 신고 감염인은 평균 1,008명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최근 1년간 연락 불가 HIV/AIDS 감염인 660명
한편, 2017년 10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연락 불가 HIV/AIDS 감염인은 총 660명으로, 전체 등록된 감염인 12,039명의 5.48%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인이 주소지 또는 전화번호를 변경했을 시 보건소장에게 이전 및 변경 신고 등을 할 의무가 없기에 파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감염인의 연락 두절이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출한 최근 5년간 HIV/AIDS 감염인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등록된 생존 감염인 중 치료율은 매년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795명이 진료를 받았고, 이는 등록된 생존 감염인 11,440명의 94.4%에 달한다.
최근 5년간 HIV/AIDS 미진료 인원수는 2012년에 630명, 2013년 744명, 2014년 653명, 2015년 619명, 2016년 645명으로 평균 650여 명의 인원이 진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 바꿀 수 있는 정부 대책 필요
현재 HIV/AIDS는 완치할 수 없지만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할 경우 감염위험이 96% 감소한다. 따라서 감염인의 건강관리 및 타인의 전파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HIV/AIDS 진료비의 90%는 건강보험에서, 급여 중 본인부담금 10%는 환자가 지역 보건소에 실명 등록할 경우 국비와 지방비로 지원되고 있다. 그런데도 감염인들은 실명 등록을 꺼리거나, 아예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보건소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감염 사실이 알려질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희 의원은 "에이즈도 치료 및 관리를 통해 전파 가능성을 낮출 수 있게 됐지만,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꿀 수 있는 정부 대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에이즈 환자들이 보건소의 관리를 통해 자발적으로 적시에 치료에 참여하고, 전파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