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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딥 러닝 통한 질병예측, 의료비 절감의 대안

빅데이터 이용 시 생산성 제고 및 진료 수준 저하 없이 비용 절감 가능

질병예측 방식과 관련해, 일직선상이며 고가의 검사를 유도하는 현 방식보다는 의료 질 저하 없이 의료비 절감을 이룰 수 있는 딥 러닝(Deep Learning) 방식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1시 50분 강남세브란스병원 2동 3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2018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가 '빅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및 질병예측'을 주제로 발제했다.



1차 산업혁명 이후 영국이 최초로 자동차를 상용화했으나, 당시 우마차를 끌던 마부들이 실직을 우려해 '붉은 깃발법'을 만들었다. 붉은 깃발법에 따르면, 자동차를 몰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전사, 기관원, 기수 등 세 사람이 탑승해야 하고, 그중 기수는 55m 앞을 마차로 달리면서 자동차를 선도해 기수나 말에게 자동차 접근을 예고해야 한다.

이 법안이 선포된 이후 영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은 가로막혀, 오늘날에도 프랑스, 독일 등과 비교하면 별 볼 일 없게 됐다.

장 교수는 "이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A.I.가 향후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60%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A.I.가 바로 당신 직업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는 80%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답했다."라면서, 오늘날 우리의 자세도 과거 역사 속 혁명에 대한 자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서 장 교수는 "'기술 발전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의료기관이라는 전통적 굴뚝 산업에 무슨 영향이 있겠냐. 우리는 철밥통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기술 발전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다. 1차부터 3차까지의 산업혁명을 거치는 동안 대단히 많은 발명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거꾸로 기술 발전을 굉장히 필요로 하는 현재에는 실제로 많은 발명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라고 했다.

즉, 1900년대의 사람이 현대에 와도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비행기에서 제트비행기로 바뀔 뿐 새로운 발명이 일어나는 시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스티븐 잡스는 현재 존재하는 전화기, 컴퓨터, 시계, 음악재생기능 등을 합쳐서 스마트폰을 만들어 히트를 쳤다. 과거에는, 없던 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공학적 이해를 가장 기본적으로 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의 니즈를 파악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가장 기본적이다."라면서, "의료현장에서의 수요를 바탕으로 기술자들을 모아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형태로 혁신 방법이 변화했다."라고 말했다.

고령화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50년 동안 의료 질 저하 없이 의료비용을 어디에서 절감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장 교수는 "운영 물류체계 개선, 불필요한 시술 감소 등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들을 합쳐놓은 것보다도 더 많은 이들이 IT 시스템의 발전, 데이터 이용 등으로부터 절감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라면서, "빅데이터, IT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생산성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진료 수준 저하 없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지원 기술로는 '질병예측'이 있다.

장 교수는 "건강검진에서 질병에 대해 고위험군, 저위험군이 판정되고 나서, 환자가 검사 결과를 들고 병원을 찾아갈 경우 의사가 '이 검사는 믿을 수 없으니 우리 병원의 좋은 장비로 좀 더 비싼 검사를 통해 확인해보자'라고 하는 게 질병예측의 현주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장 교수는 "심혈관질환을 예로 들면, 위험인자를 가지고 통계적 방법으로 위험도를 평가한다. 그렇게 하면 어떤 위험인자가 몇 배수 위험한 가중치가 있는지 통계적 위험도가 산출된다. 이러한 통계적 위험도 산출방식에 기반을 둔 가중치로 공식이 만들어져 있다. 혈액검사 결과를 그 공식에 넣으면 카테고리로 나눠서 가중치를 곱한 다음에 '향후 5년 내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10%다'라는 결과가 산출된다. 이것이 현재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장 교수는 "우리가 사용하는 변수는 선형 일직선상의 위험도를 가지고 있다. 즉, 나이를 먹을수록 더 위험하다는 식의 가정을 갖는다. 그런데 10세에서 20세로 증가하는 경우와 60세에서 70세로 증가한 경우의 위험도는 똑같은 10살 증가라 해도 위험도 증가도가 전혀 다르다."라면서, 선형의 위험도 산출이라는 기본적 전제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는 변수들의 기본 가정은 독립적 위험인자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남성 · 여성이라는 성은 당뇨병 발생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지만 통계처리 시 그러한 것을 무시하고 처리한다."라고 했다.

장 교수는 "하나의 변수가 연관관계가 있는지를 찾아보려면 통계적으로 10건 정도의 이벤트가 발생해야 한다. 만약 내가 넣고 싶은 변수가 50개라면 이벤트가 500개는 발생해야 한다. 암환자군에서 연구할 때는 크게 문제가 안 되겠지만, 이벤트 발생 비율이 굉장히 낮은 군에 있어서는 가진 변수들을 충분히 반영한 형태의 위험도 산출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통계적 위험기법으로 접근하면, 건강검진 결과 바탕으로 10년 후 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하는 위험도를 5%로 진단받았는데, 일년 뒤 재검 시 예전 기록을 전부 무시하고 당해 검진받은 기록에 기반을 둬 위험도를 재산출한다. 

장 교수는 시계를 정보를 통계적으로 처리하는 방법들이 현재까지 의학 영역에서는 많이 허용돼있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시계열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계열 데이터로 예측한다면 그간 제기된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40세 이상 성인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공공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예측해봤다."라면서, 인공지능 방식을 통해 질병예측 시 결과가 더 좋아진 점을 언급하며, 질병예측에서의 딥러닝 방법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딥러닝 방식으로 질병예측을 하면, 질병이 발생할 환자군과 발생하지 않을 환자군을 이분법적으로 나눠준다."라고 덧붙였다.

딥러닝 방식의 당뇨 예측은 현재 0.95 이상의 값이 나오고 있다. 장 교수는 "문재인 케어라고 흔히 얘기하는 의료비 통제정책하에서, 5조에서 10조 이상의 불필요한 검사 비중을 줄일 수 있다. 진료수준 저하 없이 의료비 절감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런 식의 해법을 환자들이 어떻게 사용하도록 할 것인지가 문제 된다.

장 교수는 "구조 · 구급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환자들이 구조구급차량 안에서 진료서비스를 받도록 법률이 구성됐지만 구조구급 요원이 특별히 화타나 명의가 아닌 이상 얼굴만 보고 질환이 뭔지 확인할 수 없어서 법령개정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대한 부분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라면서, "그래서 민간재단의 후원을 받아서 버스카드처럼 병원정보가 담겨있는 태그를 배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장 교수는 "쓰러지는 상황이 생기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환자의 기본적인 정보를 담은 형태에서 조금 더 나은 형태로 발전시켰다. 그런데 실제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하루 총 섭취 칼로리, 맥박의 속도 등을 아는 게 아니라 '내가 질병 생길 확률이 얼마다'라는 정보가 제시되는 거였다.  그래서 그러한 형태로 발전하는 것을 현재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프태그는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119신고, 이송 중 처치, 의료기관 대처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세브란스병원이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운영한 라이프태그 시범사업과 관련해 장 교수는 "응급구조 요원들에게 보급된 갤럭시탭에 생체정보와 환자 정보 등을 연동해서 보여줄 수 있는 구조구급솔루션을 개발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인공지능 솔루션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만일 현장의 의료진들이 환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그에 걸맞은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다면 의료 질 저하 없는 비용 절감으로 환자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