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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무료 금연약'으로 체중증가 없이 금연 성공!

점진적 금연법으로 8~12주 담배 줄이고, 챔픽스 복용해야

정부의 적극적인 금연치료 프로그램 시행으로, 많은 이들이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으며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 4일 건국대병원 지하 3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대한비만건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건강증진센터 유태호 센터장(가정의학과)이 금년 시행되는 금연지원정책에 대해 발제했다.



유 센터장은 "담배 끊으면 살찐다는 얘기가 있는데, 실제로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찐다. 남성의 경우 평균 5kg 증가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약을 먹으면서 금연하면 살이 잘 찌지 않는다."라면서, "체중이 너무 늘었다고 불평한 금연 환자 80~90%가 약을 안 먹은 경우였다. 약을 잘 먹는 환자는 생각보다 살이 잘 찌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몇 년 전 언론에서 금연하면 체중 · 혈당이 상승하기 때문에 당뇨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도해, 많은 사람이 금연 약물인 챔픽스를 끊었다. 그런데 금연 후에 체중이 늘더라도 금연으로 인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예방 효과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얼마 전 '금연 후 혈당이 증가했음에도 흡연을 계속한 사람과 비교해 심뇌혈관 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줄어들었다'라는 연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됐다."라고 소개했다. 

비만한 여성들이 살을 빼려고 병원을 방문했는데 담배를 같이 피우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비만치료보다 금연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유 센터장은 "금연 못 하면 살도 못 뺀다. '그 정도 의지도 없이 왔냐'고 얘기하고, 결심하고 오라고 돌려보낸다. '담배 끊고 살 빼게 해드릴게요'라고 얘기해서 치료를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2015년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국가 금연치료 지원사업이 시행됐다. 

유 센터장은 "그전에는 챔픽스를 석 달 복용하는데 40만 원 정도 들어서 처방하기가 아주 힘들었다. 2015년에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국가가 금연사업을 개설했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처방하면 금연약 처방이 환자에게 원칙적으로 무료가 된다. 심지어 혈압계, 체중계 등의 선물까지 준다."라면서, "담뱃값 인상에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한 달에 7~8만 원을 내고 하루 한 갑 피는 사람이 한 달에 15만 원을 내게 됐다. 특히, 저소득층, 공장 근로자들, 경비원 등이 하루에 두 갑을 핀다. 생계가 곤란해서 금연하는 사람까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국가 금연사업은 2016년과 2017년을 거치면서 프로그램 개선을 거듭했다. 

유 센터장은 "처음에는 약값의 80%를 지원했는데, 이제는 전액을 지원한다. 처음 1 · 2회차 방문 때 본인부담금 20%, 진료비 20%를 낸다. 처방일수에 따라서 약값도 20%를 내는데, 일주일 처방 받으면 5천 원 정도를 낸다."라면서, "12주 프로그램, 즉, 8주 이상 약을 먹거나 6번 이상 상담을 완료해서 의사가 프로그램에 '이 사람이 성실히 이수했다'고 클릭만 해주면 진료비 · 약값 모두 환불받고, 선물이 제공된다. 젊은 환자들은 전동칫솔, 나이든 환자들은 혈압계 · 체중계를 많이 받는데 선물 비용만 10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라고 설명했다.

금연치료는 이전에는 1년 2번이었으나, 지난해부터 1년 3번까지 가능해졌다.  

유 센터장은 "1년 내내 금연약을 먹는 환자가 있는데, 1년 9달을 무료로 약을 타가기 때문에 나머지는 별 부담이 없다고 했다."라면서, "금연치료를 시작했는데 병원에 다시 안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몇 달 뒤 왔더니 프로그램이 중단돼 금연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제 1년에 3번까지 늘어나 그런 사람들을 많이 구제해줄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서 "2016년에 공중파 기자가 환자 제보를 받고 몰래카메라를 들고 병원에 찾아갔다. 금연치료 의료기관으로 등록돼 있으나, 신청만 해놓고 실제로 치료를 안 하는 병원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서 금연치료를 안 하는 모든 의료기관을 삭제했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공단 · 건강in 사이트에 접속하면 금연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유 센터장은 "서울시로 검색해보니 2017년 8월 1900여 곳, 2018년 2월 1800여 곳으로 약간 줄었다. 실시간으로 금연치료 안 하는 의료기관이 빠져나가고, 새롭게 금연 치료하는 의료기관이 들어온다. 치료를 많이 하고 이수율이 좋은 협력 우수기관의 경우 금배지를 달아준다. 병원 기본정보는 물론 길 찾기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금연치료 기관을 분류해본 결과 내과, 가정의학과, 병원, 치과, 한의원 · 한방병원 순으로, 내과 · 가정의학과가 각각 551곳, 171곳으로 가장 많았다. 

유 센터장은 "금연치료기관이 얼마 없기 때문에, 치과에서 생각보다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임플란트 치료 직전에 치과에서 금연을 꼭 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라면서, "의외로 한의원 · 한방병원에서도 하고 있다. 한의원에서 금연치료를 하다가 실패해서 병원에 온 사람들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한약을 조제해놓고 일주일씩 처방하거나 금연침, 금연뜸을 해주는 곳도 있다고 했다. 당연히 효과는 없었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수가를 받는 한의원도 존재하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수익과 관련해서는 "들이는 노력에 비해 2015년에는 수익이 높지 않았다. 그런데 내 경우에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병원에 들어온 금연 상담료가 900만 원이 넘었다. 일반 건강검진, 고혈압, 당뇨, 비만클리닉, 피부과 진료를 다 하면서 금연클리닉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수입이 늘었다."라면서, 금연치료 자체로도 수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 금연치료지원 프로그램은 공단 사이트 내 요양기관 정보마당(https://medicare.nhis.or.kr/portal/index.do)에 접속해서 상단의 금연치료를 클릭해 이용할 수 있다. 

유 센터장은 "아직 병원 등록을 안 한 의사들은 이 사이트에서 금연치료를 하겠다고 등록한 후 교육을 받으면 된다. 이전에는 오프라인 교육만 있었는데, 이제 온라인 교육이 생겼다. 그래서 작년에 온라인 교육을 이수한 후 금연치료를 새로 시작한 의사가 많다."라고 언급했다.

환자가 방문하면 금연참여자관리를 누르고, 환자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 뒷자리와 이름을 입력한 후 조회를 누르면 환자 자격이 나온다. 

유 센터장은 "나는 여기에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지 않는다. 숫자를 입력하고 누르면 자꾸 오류가 나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환자등록 시 처음 주민등록번호 · 이름을 입력하면 등록번호라는 게 자동으로 생성되는데, 그 번호를 의무기록에 복사해놓고 환자가 12주간 6번 병원 방문 시 6번 이용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병원 처방전과 달리 금연치료 처방전은 그 자리에서 바로 출력 · 사인한다. 이를 환자가 약국에 들고 가서 처방전을 내밀면, 약국에서도 동일 프로그램을 이용해 약을 제공한다. 약국에는 약제비가 바로 계산되고, 병원에도 진료비가 자동으로 계산돼서 병원 통장에 입금된다. 병원은 1회차 때 20% 진료비 4,500원, 2회차 때 2,700원만 받으면 되고, 약국은 처방에 따라서 약값의 20%만 받으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연 시작일 등록 버튼 및 4주 차 금연성공여부 버튼도 생겼다.

유 센터장은 "'금연치료 단독치료'와 '타상병과 금연치료 동시진료'라는 버튼이 있어서 선택하게 돼 있다. 재작년까지는 환자가 내는 돈이 달랐는데, 이게 복잡하다는 컴플레인이 있어서 작년에 모든 진료비가 동일화됐다. 즉, 금연 단독치료 시 초진 때 23,000원을 줬는데, 내 이름으로 혈압약 · 감기약을 처방하면서 금연 처방하면 15,000원 정도만 줬다. 그런데 이제는 진료비가 동일화돼서 이 버튼을 굳이 선택 · 클릭할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또한, 최종결과 등록이 있다. 환자가 8주 이상 진료받았거나 12주 처방을 받았을 경우(6번 상담) 클릭해 정상종결 및 종결사유, 결과를 등록한다. 최종결과를 등록해야만 환자가 냈던 돈을 돌려받고, 선물까지 받을 수 있다.

유 센터장은 "내 경우 12주분의 약을 다 처방하는 날에 최종결과를 등록한다. 만일 오늘이 4월 20일이라면, 4주분의 약을 처방하고 달력을 클릭해서 종결일을 미래로 바꿀 수 있다. '4주 뒤에 금연치료를 종결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지금 잘 끊고 계십니까? 성공으로 제가 클릭할게요. 공단에서 꼭 돈 돌려받고, 선물 챙겨 받으세요'라고 말해서 보내면 마지막 진료 때 다 처리할 수 있다."라면서, "마지막 진료 때까지도 환자가 담배를 못 끊고 있으면 종결처리를 안 하고, 4주 뒤로 예약한다. '1차 치료를 다 했는데도 금연 못 했네요. 2차 치료로 바로 넘어가겠습니다. 국가에서 1년에 12주씩 3번까지 치료해주는데, 1차 치료 때 잘했으니까 2차 치료는 4주씩 3번 약을 줄게요'라고 말해서 4주 뒤에 오면 1차치료를 종결하고 바로 2차 치료를 등록해서 넘어간다. 2차에도 안 되면 3차로 넘어간다."라고 했다.

묶음 처방이 생겨서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 

유 센터장은 "2줄, 3줄 등 다 된다. 묶음처방을 만들어놓고 사용하면 훨씬 빨리할 수 있다."라면서, "입원환자를 보는 경우 입원환자를 꼭 클릭하고 저장한 후 처방전을 발행하면 약값이 병원으로 들어온다. 입원환자 약제등록의 경우 환자번호 · 약사면허번호를 입력하고 클릭하면 약값이 병원으로 들어온다."라고 설명했다. 

의사가 금연치료를 권유해 환자를 유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유 센터장은 "국가에서 치료비를 다 내주기 때문에 환자들이 편안하게 금연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니코틴패치, 껌, 사탕도 의사가 처방받아가라고 상담지에 적어주면 약국에서 비용이 지원되는데, 이건 보건소에서 너무나 잘하고 있다. 그래서 사탕 · 껌 달라는 환자는 보건소로 보낸다. 또 보건소에서 금연치료가 잘 안 되는 사람은 우리 병원으로 보낸다. 서로 환자를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효과가 좋은 약물치료가 이뤄지는데, 웰부트린, 니코피온 등 부프로피온 외에도 몇 가지 카피약이 지난해 등록됐다. 현재 금연약으로 부프로피온 계열과 챔픽스 등 바레니클린이 있는데, 이 중 챔픽스 효과가 월등히 높아서 대부분 의사가 바레니클린을 처방하고 있다.

유 센터장은 "부프로피온의 경우 하루 3~5개비를 20년째 피는 여성, 산후우울증이 있는 여성 환자 등에게 선택적으로 처방하고 있다. 그러나 금연 효과는 약한 것 같아서 금연만을 위해서는 바레니클린을 주로 쓰고 있다."라면서, "챔픽스를 복용하면서도 담배를 못 끊는 골초 환자에게는 바레니클린과 NRT를 병행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바레니클린은 뇌에 있는 니코틴 수용체에 직접 작용한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달라붙고,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챔픽스를 복용한 상태에서는 α4β2 receptor에 바레니클린이 달라붙어서 외부에서 들어온 니코틴이 달라붙지 못하게 막아준다. 

니코틴이 달라붙지 못하면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어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바레니클린이 도파민을 살살 분비시켜주기 때문에 금연 환자가 견딜만하게 해준다. 

즉, 흡연 시 증가하는 도파민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만족감을 증가시키는데, 도파민이 감소할 경우 흡연 욕구가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을 차단하고 도파민을 살살 분비시키는 것이 바레니클린의 역할이다. 

유 센터장은 "회사에서만 담배를 피우고 집에서는 안 핀다고 해서, 회사원에게는 아침 · 점심 복용법을 권장한다. '2주차에 오면 1mg의 파란 약으로 바꿔줄게요. 12주간 아침 · 점심 복용하세요'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점진적 금연법과 관련해서 "1주간 저용량을 복용하면서 담배를 줄이다가 2주째에는 담배를 끊고 파란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절반뿐이다. 1주 차 복용했는데 담배를 다 피웠다는 사람은 치료가 쉽지 않다. 이 경우 2주 차 약을 주면서 줄이는 데까지 줄여오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이 환자가 원래 20개비를 폈는데, 15개비로 줄였다면 3~4주 차에 2주분의 약을 주면서 줄여오라고 말한다. 4주 차 5개비, 6주 차 3개비로 점점 줄여나가면서 8주 차에 결국 1개비로 줄인다. 실제로 환자가 변비 때문에 1개비를 절대 못 끊겠다고 말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8~12주까지 담배를 줄여나가면서 약을 끊지 않도록 의사가 점진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 점진적 금연법이다.

유 센터장은 "못 끊었다고 혼내면 환자가 안 온다.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주면서 환자가 담배를 끊지 못해도 칭찬해야 한다. 줄이고 온 게 어디냐면서 계속 끌고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한 명이 금연치료에 성공하면 환자가 친구, 가족을 데려온다. 또, 금연 환자가 나에게 건강검진을 받고 싶다고 하고, 혈압약을 처방받겠다고 한다. 즉, 금연에 성공한 환자는 주치의를 믿고 따르는 충성 고객이 된다."라면서, "금연 성공한 환자에게 다시 흡연하게 돼도 좌절하지 말라고 꼭 말한다. 금연 성공한 환자 대부분이 3~6개월 안에 다시 온다. 술자리에서 1~2개비를 얻어 피웠다고 좌절하면 안 된다. 담배를 다시 사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끝으로 신종 담배 아이코스와 관련해서 "아이코스가 '덜 해로운 담배로 인정해달라'며 FDA에 자료를 자체적으로 제출했다. 젊고 고학력일수록, 급여가 높을수록 아이코스, 글로, 릴 등의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온다. 첫 번째 이유가 냄새가 안 나서다. 스팀으로 찌는 담배이기 때문에 이걸 피는 사람들이 물에 젖은 골판지를 빠는 것 같다고 말한다."라면서, "아이코스를 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담배를 끊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아이코스를 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 센터장은 "이게 담배가 아닌 줄 알고 넘어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주의해야 한다. 일반 담배와 아이코스 유해성은 거의 비슷하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혈중 니코틴 함량의 경우 아이코스가 70.3ng/ml, 일반 담배가 15ng/ml로 아이코스가 훨씬 더 높았다. 아이코스로 니코틴 중독이 더 심화된 게 아닐까 우려된다."라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