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선거 전체 유권자의 1/4를 차지해 캐스팅보트로 각광받고 있는 전공의들이 본격적인 우편투표가 시작된 최근까지도 의협선거 후보자는 물론 선거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반응인 것으로 나타나 적잖은 충격을 주고있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제34대 의협회장선거 선거인명수를 공고하며 최종 유권자 수를 3만3967명으로 확정 발표한 바 있다.
이중 투표권을 가진 전공의 1년차부터 4년차까지는 모두 8454명으로 전체 선거인의 25%에 이른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다른 직역도 그렇지만 특히 전공의들의 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8명의 후보자들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군복무 단축을 위한 여러 공약들을 내걸며 전공의 표심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각 후보진영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본지가 주요대학병원 전공의들과 전화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 전공의들이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으며, 선거자체에 대한 관심이나 참여도도 상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며칠 전 투표용지를 받았다는 한 전공의는 “후보자가 누가 나왔는지 선거는 언제 있는지에 대해 전공의들은 관심 밖”이라고 밝혔다.
이 전공의는 “개인적으로는 후보자 중 2명을 알고 있는데 다른 후보자는 전혀 누구인지 모르겠다”며 “투표용지는 받았지만 투표를 굳이 해야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우리 병원 전공의들 사이에서 의협회장선거 관련 내용은 거의 거론되고 있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누가 의협회장이 되든 큰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다.
서울의 한 전공의도 “동료들끼리 의협회장 선거 얘기를 가끔 하지만 큰 관심들은 없는 것 같다”며 냉랭한 분위기를 전한 뒤 “투표는 하겠지만 아직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방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투표권은 있지만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투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어차피 의협회장이 되고나면 우리들하고는 먼 사람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의협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공보의들 사이에서도 비슷하게 감지되고 있다.
지방보건소에 근무 중인 한 공보의는 “나는 투표권이 없지만 투표권을 가진 다른 공보의들도 의협선거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개원의는 “지난 의협선거에도 전공의들의 무관심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며 “올해도 마찬가지 아니겠냐”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았다.
10일 남은 의협회장 선거기간 동안 전공의들의 투표에 대한 관심이 과연 어느 정도 높아지고 또 그 결과가 어느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현미 기자(hyeonnmi.cho@medifonews.com)
200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