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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신의료기술과 의료수가

원영석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총무이사

지난 2018719일 문재인대통령은 분당서울대병원의 헬스케어혁신파크를 방문하면서 새로운 의료기기의 발전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규제를 철폐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의료기기에 대한 개발을 위해서는 당연히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특허 받은 의료기계를 의료현장에서 임상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 의료수가를 받기는 매우 어렵다.

 

물론,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를 시행할 때는 위험성이 낮고 효과가 있어야 한다. 이에 따른 논문도 필요하다. 그러나 논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시술을 하여야 하고 이에 대한 비용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3년 전부터 생리통치료에 대한 치료방법을 연구해왔고 아무런 기질적인 질병이 없는 원발성 생리통의 경우 개발된 치료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리통 뿐만 아니라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인한 허혈성 장기기능 장애도 효과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목 어깨 허리 골반에 이어지는 근육들로부터 비정상적인 과잉수축을 보이는 근육이 많은 통증의 원인이 되고 치료가 될 수 있음을 환자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이 치료법은 통증이 발생하는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여야 하고, 해부학에 기초하여 문제되는 해당근육을 의료기계를 통해서 찾아서 주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같은 의료기계로 손상되고 수축된 근육을 치료해주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문제되는 근육을 찾고 주사 후 물리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파나셀이라는 장비가 필요하다.

 

파나셀은 세계최초로 특허를 받은 고전압 미세전류를 이용한 의료기기로서 미국과 독일에서도 특허를 받은 제품이다. 이 기계를 이용하여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고, 특히 산부인과의사로서 생리통으로 고통 받고 있는 1020대 여성들을 치료하면서 큰 보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에 대한 수가가 없어서 환자에게서 직접 비용을 받을 수밖에 없었으며, 통증으로 고생을 받고 있는 환자에게 수액요법을 함께 시행하여 수액비용만 받을 수 있었다.

 

파나셀이 개발되기까지는 많은 연구시간이 필요했고, 따라서 제품 비용도 비싸지게 된다. 개인병원의 의사입장에서는 이런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고, 기계비용과 시술비용, 수액비용 등을 포함하여 정당한 가격을 받지 못하면 병원도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보험 적용이 되지 못하면서 치료를 받고 싶지만,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치료효과가 환자에 의해서 인정되면 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의 환자를 빨리 모집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동안 중간단계로서의 임시 수가를 인정해주어야 하고 추후 논문이 나와 치료효과가 공식적으로 인정이 되면 그때부터 제대로 치료수가를 인정해주는 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

 

파나셀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회사입장에서는 고비용의 연구개발비가 발생하고 제품가격은 비싸지기 때문에 아무리 효과가 있어도 개인병원에 제대로 판매를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재정적으로 어려워진다. 환자들은 이런 기계의 효과를 받아보지 못하여 통증이라는 적과 매일 싸워야 한다.

 

필자는 1년 전부터 어깨통증으로 잠을 못잘 정도로 상당한 고통에 시달려 왔으나, ‘파나셀을 이용한 통증치료법을 통해 완치될 수 있었다. 내 자신이 고생하였기에 새로운 치료방법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였으며, 그런 과정에서 파나셀이라는 신의료기계를 조우하면서 그 치료방법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치료효과를 충분히 경험하였던 바,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치료를 하고 있다.

 

한국에는 위에서 언급한 의료기계 외에도 많은 장비들이 개발되고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의료수가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개발회사와 병원 모두가 아까운 기술들을 다른 곳으로 수출하거나 포기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과 개발회사 그리고 의료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구가 필요하며 이곳을 통해서 기본적인 원칙을 정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면 질병의 고통을 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도울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 의료의 위상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위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던 스타트업 기업이 한국의 복잡한 규제 때문에 외국을 포함하여 투자자로부터 제대로 투자를 받을 수 없었으나,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진출하면서 드디어 투자가 활성화되었고,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우리의 의료현실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씁쓸하였다.

 

우리나라 의료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가 있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방식의 치료방법과 의료기계들이 식약처와 복지부 심평원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필자가 제안한 방식 의료수가 인정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보험체계로 들어오지 못한다면, 새로운 의료기술 역시 다른 나라로 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선언적인 발표에 그치지 말고 하루빨리 그 문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