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로 인한 막대한 의료비 부담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인 의료비 지출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골절'을 예방 · 관리하기 위한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 프로그램(Fragility Fracture Integrated Rehabilitation Management, 이하 FIRM)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FIRM 도입은 기능 장애 · 사망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환자 1인당 최소 5백만 원에서 1천만 원까지 경제적 이득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노인 골절 환자의 재골절 예방과 재활의료를 위한 정책 공청회'에서 중앙대학교병원 정형외과 하용찬 교수가 '노인 골절 환자의 의료 비용과 재골절 예방 방안' 주제로 발제했다.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50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은 전체 23.1%로, 남자 8.0% · 여자 38.7%로 나타났다. 노인 골절은 골다공증 · 근감소증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노인에게 발생하는 골절 중 가장 대표적인 골절은 고관절 골절 · 척추 골절이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 골절 발생 건수는 2008년 18만 건에서 2016년 27만 5천 건으로 47%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사망률이 높다. 인구 10만 명당 여성은 286명 · 남성은 139명이 한해 고관절 골절로 사망한다. 고관절 골절은 2013년 이후 증가 폭이 크지 않다. 노인 인구가 증가했고, 골다공증 관리에 대한 의료보험 제도가 좋아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은 2016년 35,729명에서 2025년 51,259명으로 1.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한해 고관절 골절 사망률은 50세 이상 기준 16%이며, 남성 21% · 여성 15%로 나타났다.
재골절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대한골대사학회가 전체 골절 환자 대상으로 2012년부터 4년간 재골절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16%에서 재골절이 발생했으며 누적 골절 발생률은 △2012년 4.2% △2013년 9.0% △2014년 12.7% △2015년 16%로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처음 골절 발생 시 사망률은 16% · 재골절 사망률은 17%로 나타났다. 하 교수는 사망률 격차가 1%에서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발생 첫해 기준 고관절 골절로 남성은 996만 원 · 여성은 1,105만 원가량의 의료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지출이 가장 작은 손목 골절의 경우 발생 첫해 기준 남성은 158만 원 · 여성은 177만 원을 지출한다.
외국에서는 재골절로 인한 막대한 의료비 지출을 해소하기 위해 FLS(Fracture Liaison Services)를 시행하고 있다. FLS는 코디네이터 기반의 통합적 재골절 예방 시스템으로, 미국 · 영국 · 호주 · 싱가포르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도입 · 운영하고 있다. FLS 가동 시 △골다공증 유병 여부 확인 · 골다공증 치료 △운동 · 식이요법 교육 등을 진행한다.
FLS를 시행한 국가는 △골절 예방 △골절 환자의 인지율 · 치료율 제고 △의료서비스 공급자 간 커뮤니케이션 개선 △의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재골절 예방을 위한 코디네이터가 없어 FLS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한국형 시스템으로 변형한 FIRM 도입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
FIRM은 EMR(전자 의무기록 시스템)에 골다공증 골절 발생 사실을 팝업창 · SMS알리미로 제공하여 의료진이 다학제적인 접근으로 진단 · 치료하고, 환자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 · 적용하여 재골절을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분석에 따르면, 50대 이상 고관절 골절 환자 대상으로 FIRM 적용 시 일반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약 121만 원의 의료비를 더 지출하지만, 환자 삶의 질은 0.046퀄리(QALY)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ICER는 2,647만 원 수준으로, 국민 1인당 비용 효과는 최소 5백만 원에서 1천만 원까지 예상할 수 있다.
하 교수는 "대한민국 이차 골절예방 서비스 구축 시범사업에는 코디네이터 · 재활치료를 기반으로 하는 재골절 통합적 예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해당 시스템이 추후 전국의 종합병원 · 재활병원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적정 의료수가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FIRM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임상자료가 구축돼야 한다. 고관절 골절이 중증질환으로 분류되며, 재활병원 시범사업에도 전문재활이 필요한 주요 질환에 포함된다. 그러나 노인 골절 재활치료에 대한 수가체계가 없어 재활을 제대로 실시할 수 없다."며, "재골절을 예방하기 위한 평가 시스템이 마련되면 국민 건강 증진 ·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