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경험 평가의 6개 영역 점수를 단순 평균하여 낸 1등은 의미가 없으며, 심평원에서는 줄 세우기를 할 의도가 없다."

19일 오후 2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서울사무소 지하 강당에서 300병상 이상 500병상 미만 종합병원 관계자 대상으로 열린 '제2차 환자경험 평가 설명회'에서 양기화 평가책임위원이 이 같이 강조했다.
환자경험 평가는 의료 소비자 관점의 의료 질 향상을 유도하여 환자 중심 의료문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한 병원 평가로, 금년부터 진행되는 제2차 평가는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으로 대상기관을 확대하고, 조사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했다.
동 평가와 관련하여 이날 양 위원은 △환자 중심 의료의 정의 △환자경험 평가와 의료 질의 연관성 △제1차 환자경험 평가 결과의 시사점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IOM(Institute of Medicine, 미국의학연구소)는 환자중심성을 환자 개인의 선호 · 필요 · 가치를 존중하고, 그에 맞는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며, 모든 임상적 의사 결정에 환자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양 위원은 "맞춤의학이라는 개념이 대두한 15년 전 NIH(미국국립보건원) 산하 연구소에서 '한국은 역사적으로 이미 맞춤의학을 하고 있다. 전통의학 영역에서 사상체질 · 8체질 등 체질에 맞는 맞춤의학을 이제마가 제안하여 한다'는 얘기를 한 기억이 있다. 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환자 중심 모형에서는 환자 본인이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치료 계획 수립에 대한 환자의 주도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의사는 환자와 협업하며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입장이 된다. 환자 중심 의료는 최근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OECD 보건통계(OECD Health Statistics)에서는 차세대 핵심 조사 지표로 △환자보고 경험 측정치(PREMs) △환자보고 결과측정치(PROMs) △환자보고 사건측정치(PRIMs)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양 위원은 "즉, 환자가 병원 방문 시 진료 경험이 어땠는지를 환자 본인이 직접 보고하며, 환자가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평가가 이뤄진다. PRIMs는 위해 사건 · 부작용 등의 내용을 보고하는 부분이다."라면서, "환자가 주관적으로 하는 보고를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가 아직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OECD는 이 방향으로 가져가는 게 옳다는 방향이다."라고 설명했다.
의료의 질 영역에서 환자 경험은 중요한 평가지표가 된다. 아울러 병원 종사자의 건강 상태는 환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 건강해야만 환자는 더 나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양 위원은 "미래 의료서비스의 관건은 치료가 아닌 보살핌이다. 보살핌의 주체가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심평원에서는 이러한 방향으로 평가 업무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 병원에서는 늘 심평원 평가 때문에 죽겠다는 말을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모두가 행복하도록 평가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2017년 진행된 제1차 환자경험 평가에서는 △간호사 서비스가 88.81점으로 가장 높았고 △의사 서비스 · 투약 및 치료 과정이 82.29점이라는 동률을 기록하며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양 위원은 "환자경험 평가는 심평원이 개별 평가 항목을 모두 종합하여 하나의 점수로 내지 않은 유일한 평가다. 전체 결과는 6개 영역의 점수를 그냥 발표한 것으로, 이를 단순 평균해서 낸 1등은 의미가 없다. 이 부분을 한번 짚어야 했는데 작년에는 그냥 넘어갔다."며, "언론에서는 단순 줄 세우기라고 하는데 줄은 심평원이 절대 세우지 않았다. 언론사에서 줄을 세운 거다. 적어도 환자경험 평가만큼은 심평원에서 줄 세우기를 할 의도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제3차 평가 대상은 예산 확보 시 전체 종합병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양 위원은 "평가를 받는 병원 대상으로 보상 기전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 하에 전체 종합병원으로 평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평가 틀이 어느 정도 갖춰지고 전체 종합병원에 해당 평가가 적용된다면, 그 결과를 가지고 의료질평가지원금에 반영하여 보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자경험평가는 앞으로도 현 평가 방식을 유지할 것이다. 다만, 환자중심성 기본 사상 및 제1차 평가와의 일관성 · 연관성을 고려하여 전체 틀은 유지하면서 평가를 보완하겠다. 환자에게 전화하는 방식 말고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가대상기관 선정은 금년 1월 말 허가병상 기준으로 선정하며, 평가대상기관 및 기관별 표본 수 안내는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 전화조사는 금년 5월 중순 이후부터 12월까지 진행된다. 평가 결과는 2020년 6월 2차 평가결과 의료평가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7월에 최종 공개될 예정이다.
다음은 환자경험 평가에 대한 질의응답이다.
◆ 평가대상기간 및 평가대상자 적용 시점은?
환자경험 평가는 퇴원하여 청구되는 입원 청구일을 기준으로 평가대상자를 선정하므로, 평가대상기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
◆ 기관별 표본 수만 평가대상자인지?
기관별 표본 수는 성공전화 기준이다. 1차 평가 응답률인 10.7%를 고려할 때 실제 전화 조사가 시도되는 평가대상자는 약 10배수가 된다.
◆ 기관별 표본 추출 시 2018년 4/4분기 청구자료 활용은 무슨 의미인지?
평가대상기관 특성인 환자 구성을 반영하기 위해 2018년 4/4분기 현황을 표본추출틀 구축 시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 평가대상자에 대한 연령 상한 제한이 있는지?
연령 상한 제한은 없다. 고령 입원환자 경험도 중요하므로 연령 상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전화조사 중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평가대상자에서 제외된다. 전화조사는 시작 시 본인 확인 후 시행한다.
◆ 1일 이상 입원환자에서 1일 이상의 의미는?
1일은 정오부터 다음 날 정오까지를 의미한다. 또, 입 · 퇴원이 24시간 내 이뤄진 경우라도 전체 입원시간이 6시간 이상인 경우만 1일 입원료를 산정토록 정하고 있다. 즉, 이에 해당하여 1일 이상의 입원료를 산정하는 입원환자를 의미한다.
◆ 완화병동 입원환자는 무슨 의미인지?
완화의료전문기관으로 지정받은 요양기관에서 말기암환자 본인이 완화의료 이용을 희망해 완화의료 병동에 입원한 환자로, '진료형태(B); 완화의료 정액 입원(의과)'으로 청구되는 입원환자를 의미한다.
◆ 여러 병원에 입원한 경우 평가대상자는 어떻게 추출하는지?
2019년 5월 이후 청구되는 명세서 중 가장 최근에 퇴원한 병원에서 평가대상자로 추출되며, 추출된 병원의 입원 경험 질문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