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COPD) · 폐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범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따른 외래 방문 · 입원 · 응급실 경유 입원은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낮은 집단 혹은 여성 · 소아 · 노년층의 경우 미세먼지 민감 계층으로 분류돼 보다 특별한 주의 · 관리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가 20일 발간한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측정자료와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한 호흡기질환에서 의료이용과 사망영향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PM 2.5로 표기되는 초미세먼지의 위해성이 일반 미세먼지인 PM 10보다 천식 · COPD · 폐암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를 진행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한창훈 교수팀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외래 진료를 받은 서울시 거주자의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분석하여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천식 환자의 경우 PM 10 농도가 25㎍/m³ 기준으로 10㎍/m³ 증가할 때마다 △외래 방문이 0.23% △입원이 0.53% △응급실을 경유한 입원이 0.77% 증가했다. PM 2.5의 농도가 15㎍/m³ 기준으로 10㎍/m³ 증가하면 △외래 방문이 0.20% △입원이 0.83% △응급실 경유 입원이 1.55% 증가했다. 특히, 15세 미만 · 여성은 PM 2.5 증가에 따른 입원 · 응급실 경유 입원이 더 크게 증가했다.
COPD의 경우 PM 10 농도가 25㎍/m³ 기준으로 10㎍/m³ 증가할 때마다 △외래 방문이 0.36% △입원이 0.49% △응급실을 경유한 입원이 1.02% 증가했다. PM 2.5의 농도가 15㎍/m³ 기준으로 10㎍/m³ 증가하면 △외래 방문이 0.60% △입원이 0.74% △응급실 경유 입원이 2.08% 증가했다. COPD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외래 방문 · 입원 · 응급실 경유 입원이 더 크게 증가했다.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따른 응급실 경유 입원의 위험성은 천식보다 COPD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세먼지 노출 시 지연 효과(lag effect)는 COPD보다 천식 환자에게 더 빠르게 나타났다. 교수팀은 "이러한 결과는 천식 · COPD를 정확하게 구분해 진단하고, 각 질환에 맞는 대처가 필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폐암의 입원율을 보면 △PM 10 농도가 25㎍/m³ 기준으로 10㎍/m³ 증가할 때마다 입원이 0.47% 증가했고 △PM 2.5의 농도가 15㎍/m³ 기준으로 10㎍/m³ 증가하면 △입원이 0.62% 증가했다. 입원 증가는 남성과 65세 이상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전체 호흡기 질환 환자의 사망률을 보면 △PM 10 농도가 25㎍/m³ 기준으로 10㎍/m³ 증가할 때마다 사망이 1.51% 증가했고 △PM 2.5의 농도가 15㎍/m³ 기준으로 10㎍/m³ 증가하면 1.99% 증가했다.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따른 호흡기 질환 환자의 사망 증가는 소득 수준이 낮거나 남성의 경우 더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PM 10 · PM 2.5는 여름 · 가을에는 감소하고 겨울 · 봄에는 증가하는 계절성을 띠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팀은 "미세먼지로부터 국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고농도 대응 요령 · 미세먼지 위해성 · 개인별 저감 실천 방안 등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우리나라 미세먼지 허용 기준을 적어도 WHO 권고 기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건강 악화를 대처하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미세먼지 민감 계층에 특화된 대국민 알림 기능 개발 · 보급이 필요하며, 유치원 · 학교 · 노인시설 · 요양원에 미세먼지 측정소 ·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고 마스크를 공급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세먼지 노출 시 만성 호흡기 질환자에게 나타나는 지연 효과에 대해서는 "미세먼지에 노출된 당일 이후에도 질병 악화가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홍보 · 교육이 필요하다. 만성 호흡기 환자 간에도 지연 효과에 있어 서로 다른 영향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단에 따른 맞춤형 대응 방안 구별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에서 PM 2.5의 위험성이 더 부각된 만큼 Air Korea 미세먼지 관련 정보 제공에 있어 PM 10보다 PM 2.5를 더 부각하고 먼저 표시해야 하며, PM 2.5의 구성 성분을 고려한 오염원별 PM 2.5 저감 정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