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를 선도해야 할 보라매병원에서 정규직 전환 대상자가 아닌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채용 비리가 발생했다. 병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유보하기 위해 출근부에 없는 지각을 만들었으며, 같은 부서 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지난 2월28일 정오 서울대병원 본관 로비에서 보라매병원 채용비리에 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2017년 노사합의로 진행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전환 대상이 아닌 3명이 상급자 지시로 정규직이 되고, 정당한 대상자 3명이 허위진술 등으로 해고당한 사실이 폭로됐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 박경득 부분회장은 "보라매병원은 비정규직 정규직전환을 탈락시키기 위해 출근부에 없는 지각을 만들었으며, 동료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며, "인사권이 보라매병원으로 넘어간 뒤 이러한 채용비리가 발생했다. 허위진술을 지시받은 사람은 병원에 제보했지만 서울대병원 측은 제보를 받고 나서 인사위조차 개최하지 않았고, 감사실도 나 몰라라 했다."고 언급했다.
김태엽 서울대병원분회 분회장도 "제대로 된 평가 · 지시가 아닌 중간관리자의 농단이 일어났다."며 채용 최종 결정권자였던 김병관 보라매병원장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채용비리로 무기계약직 전환에서 제외된 피해자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이어나갔다. 피해 당사자는 "해고 사유는 할 수도 없는 잦은 지각 · 업무태만 등 이었다."며, "이번 일은 단순히 병원과 싸우는 일이 아니라 무참히 짓밟힌 명예 ·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다. 이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며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딸에게 정의가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는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정의냐!"며, "공공기관인 보라매병원의 인사는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내 채용비리가 밝혀졌는데도 검찰 기소로 교육부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는 1명에 그쳤고 나머지 2명은 경징계인 경고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보라매병원 관계자는 "아직 사실관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결정된 사안도 없어서 객관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