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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이용지도 논란 해명한 공단 "중소병원 퇴출 논리 아냐"

강청희 이사 "공단의 운영 방침 · 정책 방향으로 보지 말아야"

병상 과잉으로 높은 사망률 · 재입원율을 야기하는 300병상 미만 병원의 퇴출 혹은 기능전환을 두고 공단과 중소병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출입기자협의회가 5일 강청희 급여상임이사와 5일 원주시 소재 공단 본부에서 브리핑을 진행했다. 

김연용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
▲ 김연용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
이날 브리핑에서 빅데이터실 김연용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은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구축 연구'가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을 퇴출하려는 의도가 아닌 어려운 중소병원을 돕기 위한 취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6년 기준 인구 1천 명당 우리나라 급성기 병상 수는 7.1개로, 3.6개인 OECD 국가의 두 배 수준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300병상 미만 병원의 꾸준한 증가가 이 같은 병상 증가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의료이용지도 연구에 따르면, 급성기 병상을 OECD 수준으로 줄이면 입원 23% · 재입원 20% · 진료비 9.2%가 감소하며, 입원취약지에 300병상 이상 병원을 배치하면 퇴원 후 30일 내 사망률은 25% · 계획되지 않은 재입원율은 24% 감소했다.

연구책임자인 김윤 교수는 △시도 및 진료권별 병상 총량제 도입 △종합병원 신설 병상 기준 강화 △적정 규모 이하의 중소병원 기능 전환 △지역책임병원 지정 기준 마련 등을 제안하며, "300병상 미만 병원의 진료기능 평가로 병상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센터장은 "급증하는 요양병원까지 통계에 넣는다면 증가율은 엄청나게 높아진다."며, 합리적인 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앞서 대한지역병원협의회(이하 지병협)는 지난해 11월 성명을 통해 본 연구에는 지리적 요소에 대한 충분한 원인 분석이 없으며 잘못된 전제 하에 결과를 짜 맞춘 통계의 오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병협은 금년 1월 발표한 '의료이용지도 구축연구 문제점 및 의료정책 오류' 보고서를 통해 동 연구를 병상총량제를 통한 병상 수 제한의 명분을 위해 계획된 연구로 간주하고, 데이터 분석 과정의 오류 및 Naleef Fareed의 인용된 논문의 부적절성을 전면 비판했다.

김 센터장은 "의료이용지도는 중소병원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재도 병상 과잉인데 계속해서 중소병원이 증가한다. 공급 과잉을 풀어야만 중소병원에서 환자를 확보할 수 있고, 과잉 경쟁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또, 대다수 중소병원을 급증하는 사무장병원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며, "현 중소병원을 보호하는 우선 방법은 신규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것이다. 인위적 퇴출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했다. 

이번 연구와 공단의 정책 방향은 밀접하지 않으며 300병상 미만 병원의 기능 · 역할에 대한 비판이 아닌,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지원하고 합리적 방안을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해결책을 찾아야만 서로 윈윈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국민에게 안 좋은 결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강청희 급여상임이사
▲ 강청희 급여상임이사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기존 중소병원을 퇴출하기 위한 논리가 아니라고 했다. 

강 이사는 "300병상 이하 신규 병원 진입 차단 자체는 기존 중소병원에 대한 위협 대상이 아니다. 신규 진입을 차단하면 기존 중소병원은 오히려 보호받는 상황이 된다. 퇴출과는 거리가 멀다. 또,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것은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된다."며, "공단에서 중소병원을 퇴출하기 위해 이 논문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면 상당한 문제가 생긴다. 이를 공단의 운영 방침 · 정책 방향으로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소병원 퇴출은 사회적 합의가 수반돼야 하는 부분으로, 공단은 단순히 중소병원 운영을 돕는 입장이라고 했다.

강 이사는 "병원의 기능 전환은 병원장의 마음이다. 해당 병원이 생존하기 위해 기능 전환을 한다면 전문성 강조가 낫다는 것이 학계 의견이다."라면서, "공단은 중소병원이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게 지원하고, 중소병원을 통해서 환자가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적정 수가를 마련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6일 지병협 이상운 의장은 의료이용지도 연구 자체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이 의장은 "모든 종별에서 기관 수 · 병상 수가 증가 추세가 나타나지만, 오직 병원만 감소하고 있다."며, 서서히 말려 죽이는 정책이 진행된다고 우려했다. 

공단은 중소병원 운영을 돕는 입장이며, 기능 전환은 병원장 마음이라는 공단 입장과 관련해서는 "공공정책 당국이 우리나라 의료를 통제하는 현실에서 아주 무책임한 말"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장은 "우리는 국가에 저항하거나 강경한 태도를 보이려는 게 아닌 정상적 의료전달체계 마련으로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 우리가 전문가로서 정책을 개발해 정책당국에 제공함으로써 국가 · 국민 · 의료계가 함께 윈윈하는 방향을 모색하자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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