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비감염 환자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데는 찬성하지만, ▲비감염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를 개별비닐포장하여 배출하도록 하는 데는 반대 입장이다. ▲따라서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는 일반폐기물 처리절차를 준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지난 6월 26일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 했다. 7월 4일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의견을 요청했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보면,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의 경우 의료폐기물로 분류되는 폐기물 중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염병환자, 감염병의사환자, 병원체보유자가 아닌 비감염 환자에게서 배출되는 일회용기저귀는 일반폐기물과 유사해 감염위해성이 낮으므로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다. 이는 불필요한 의료폐기물 발생량을 줄여 의료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의 경우는 일반폐기물로 분류되는 비감염 환자의 일회용기저귀에 대하여 별도 수집・운반, 보관 및 장부작성 기준을 규정하는 내용이다. 일회용기저귀의 보관, 운반 과정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악취, 세균증식 등 위생상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의협은 상기와 같은 입장을 7월 24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보고했다. 앞서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12일까지 동 법안에 대한 산하단체 의견조회 및 의견을 접수했다.
의협은 감염병환자, 감염병의사환자, 병원체보유자가 아닌 비감염 환자에게서 배출되는 일회용기저귀는 일반폐기물과 유사해 감염위해성이 낮으므로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내용에 이견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비감염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 배출 시 개별비닐포장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다.
의협은 “비감염환자의 일회용기저귀를 배출함에 있어 전용봉투에 담아 다른 사업장폐기물과 분리배출 하도록 함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개별 비닐 포장하도록 한 것은, 올 초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정부가 비닐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한 정책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용봉투 비용에 개별포장비닐 비용 추가, 관리 인력 증가로 의료폐기물 처리에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도 반대 이유다.
다른 사업장 일반폐기물과 분리 배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의협은 “이미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제4조 별표2(의료폐기물의 종류)에 의거 현재 노인요양 시설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기저귀 중 비감염 환자가 사용한 일회용기저귀는 일반폐기물과 동일하게 배출, 수거, 운반, 처리되고 있다.”면서 “이번 시행령 개정 사유에 환경부가 언급한대로 감염 우려가 없는 ‘동일’, ‘유사한’ 일회용 기저귀의 분류체계 일관성 확보를 위해서라면 수집, 운반도 일관성 있게 적용해야한다.”고 했다.
의료폐기물 전용 운반차량 이용 및 일반의료폐기물 보관기준 적용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의협은 “비감염성 일회용 기저귀를 사업장(일반)폐기물로 분류하면서 의료폐기물 사용 운반차량으로만 수집・운반함은 폐기물관리법 체계에도 부합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업장일반폐기물 수집・운반 업자가 일회용 기저귀 수집・운반 사업 시 의료폐기물 전용의 냉동 탑차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므로 불필요한 규제로 일반폐기물과 동일하게 수집・운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의료폐기물로 운반 전용차량으로 수거‧ 운반 할 경우 최장 15일까지 보관하게 됨으로 일회용 기저귀가 부패함으로 인해 새로운 감염의 원인이 될 수가 있고, 보관 장소의 악취 등으로 병원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출자가 일회용기저귀의 배출, 운반, 처리상황을 기록・관리해야하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의협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사업장일반폐기물 일회용 기저귀에 대한 수집‧운반‧보관기준 및 관리대장 작성을 규정한 것은 다른 폐기물 처리와 형평에 맞지 않다. 국가가 가져야할 폐기물 처리에 따른 부담을 진료와 치료에 전념해야할 의료기관에 행정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과도한 행정 부담 및 행정력 낭비와 규제의 남발이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는 일반폐기물 처리절차를 준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은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는 환경부가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 및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개정 사유에 따라 일반폐기물과 유사해 감염위해성이 낮으므로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것”이라면서 “그만큼, 의료폐기물 처리 절차와 방법을 따를 이유가 없다. 노인요양시설에서 배출되는 기저귀와 동일하게 수집, 운반토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의협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의 일방적인 가격인상과 신규 가입 제한 등 계약 문제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의료폐기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적 민원을 수집하여 환경부에 제출한바 있다.
의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라고 한정한 의료폐기물을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면서도 수집, 운반의 절차를 그대로 남겨놓은 것에 대해 환경부가 진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안정적 처리 방안을 내놓은 것인지 의심된다.”고 했다.
의협은 “의료폐기물을 포함한 폐기물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보다 신속하게 폐기물을 처리하여 국민 건강 위해 및 환경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장기적으로 의료폐기물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증설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여주기 식 대안이 아닌, ‘병원내 멸균분쇄시설 설치’ 비용 지원 등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의협은 “이번 법안은 꾸준히 늘어나는 의료폐기물에 대한 일시적인 조치로 보이나 오히려 개별포장, 수집, 운반, 처리상황 기록 ․ 관리 등 의료기관의 부담은 더욱 늘어난 상황이다. 비감염성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 외에 시행규칙 개정안은 철회할 것을 요청하며, 의료폐기물 대책 마련에 의료 현장의 의견과 전문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