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경고해온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세브란스 안과병원이 폐쇄되는 등 병원들에도 비상이 걸렸고, 감염이 급속도록 확산되면서 병상 수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은 일주일, 일반 병상은 5~6일분 밖에 여유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50%가 넘는 중환자 병상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며 “적어도 일주일 정도의 여유가 있긴 한 상황이지만 일반 병상에 음압기 등 몇 가지의 장비를 추가로 투입해 중환자를 볼 수 있는 병상으로 전환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17일 저녁 8시 기준 수도권의 중환자 치료병상 가운데 입원 가능한 병상은 85개이며, 가동률은 58.1%다. 수도권 감염병 전담병원은 병상 1479개 중 660개가 입원 가능하며, 병상가동률은 55.4%다.
또 무증상·경증환자가 치료받는 생활치료센터는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2개소(총 440실)를 운영하고 있으며, 370실(84.1%)이 이용 가능하다. 중수본은 생활치료센터에 2000명 이상 수용하기 위해 1인 1실 체제를 2인 1실로 기준을 바꿀 방침이다.
이창춘 중수본 환자병상관리반장은 “무증상·젊은 환자에 대해서는 생활치료센터에 우선 입소하도록 해 그동안에 10% 미만 가동률이 16%로 상승했다”며 “기존 중증환자와 중등증 환자가 입원한 병상에 있는 환자들도 환자 상태를 재분류해서 중증환자가 좀 상태가 나아지면 감염병 전담병원, 중등증 환자가 상태가 경증으로 되면 생활치료센터로 전원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수도권 지역 전담병원 재지정과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상황에 대비해 충청권·강원권까지 추가로 병상을 확보한다면 1800병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시도 자체적으로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19일 추가적으로 태릉선수촌에 382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250병상 규모의 한전연수원을 추가로 확보해 순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자가격리자 급증을 대비해 196실 규모의 민간호텔 1개소도 추가 확보해 운영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6월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격리병상 확보를 위해 코로나19 확진자 격리해제 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유증상자의 경우 ▲임상경과를 기준으로 발병 후 10일 경과 및 최소 72시간 동안 해열제 복용 없이 발열이 없고 임상증상이 호전되는 추세이거나 ▲검사를 기준으로 발병 후 7일 경과 및 해열제 복용 없이 발열이 없거나 임상증상이 호전되는 추세 및 이후 PCR 검사 결과 24시간 이상 간격으로 연속 2회 음성일 때 격리해제 된다.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고 24시간 이상 발열이 없거나 임상증상이 호전돼 의사가 병원 내 전실, 병원 간 전원 및 생활치료센터 입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전실·전원·입소 등이 가능토록 했다. 이를 환자가 거부하는 경우 입원치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전액 본인이 부담한다.
◇“우린 아직 코로나 중심에”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18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바로 지금 이 순간 신속한 대응과 철저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며 “자칫 대응이 늦어진다면 미국, 유럽 각국의 비참한 상황과 같은 대유행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전국 확산 위험 등이 신천지보다 우려되는 이유로 불특정 다수를 통한 확산 가능성, 수도권의 위험 장소 모임과 함께 국민의 위기감이나 경각심 둔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지금 단계에서 통제하고 억제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을 예견하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고려대 구로병원 김우주 교수는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큰 유행 여파가 온다면 여태까지 우리가 해왔던 것 이상의 강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또 대한병원협회 온라인 컨퍼런스에서는 “가을에 2차 유행 여파가 커질 것을 병원과 의료계가 대비해야 한다”며 “지금은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 ‘인 코로나’다. 우린 아직 코로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김남중 교수도 지난달 10일 심포지엄에서 “중환자 증가에 대한 대비에 집중해야 하고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현황판을 매일 공유해야 한다”며 “특히 중환자 병상 부족의 위기가 오지 않도록 코로나19 환자 수를 조절하고 다른 진료 감소로 인한 손해와 코로나19 감염의 손해를 놓고 저울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