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산발적인 코로나19 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와 각 지자체는 경증·무증상 환자를 격리 치료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13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언제든지 추가로 운영할 수 있게 11개소를 확보해둔 상태다.
지난 3월에도 한 차례 생활치료센터 역할을 수행한 태릉선수촌이 지난달 19일부터 다시 생활치료센터로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파견돼 환자를 돌보고 있다.
태릉선수촌만으로 쏟아져나오는 환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후에 은평소방학교와 한국전력 인재개발원이 생활치료센터로 탈바꿈했다. 각각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과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 힘쓰고 있다.
1일에는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은평소방학교 생활치료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의료진과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또 권순용 은평성모병원장과 만나 코로나19 확산추이와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서 권한대행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최전선인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서울시는 현장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인재개발원 생활치료센터에는 서울대병원 의사 10명을 비롯해 간호사, 약사, 방사선사, 행정직원 등 약 30명이 배치돼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원활한 생활치료센터 지원을 위해 건강증진센터를 폐쇄하고 지원본부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권혁태 의료지원단장은 “문경에서 1개월여 동안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했던 노하우로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수도권 의료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서울대병원은 경기 성남 국립국제교육원 생활치료센터에도 의사 20여 명을 비롯한 인력 50명이 환자 격리 치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자의 활력징후 데이터가 병원정보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공유되게 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손정식 의료지원단장은 “짧은 시간 내에 센터의 특성에 맞는 감염관리계획을 세워 동선 구분, 인력 배치, 의료장비 확보, 시설·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교직원 모두가 힘을 모았다”며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수도권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지난 3월 대구·경북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을 때 문경 연수원(경북대구3 센터) 객실 99개를 개방해 생활치료센터로 활용, 성공적으로 운영을 마친 바 있다. 당시 경북대구 3생활치료센터는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밀려 자칫 소외될 뻔했던 중증 희귀난치질환 환자가 의료기관 방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언론에도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경기 지역에서도 많은 생활치료센터가 가동 중이다.
지난 6월 말부터 안산 중소벤처기업연수원을 지정해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하다 증가하는 환자를 다 수용하지 못해 이천 경기도교육연수원과 고양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가 추가 지정됐다. 경기도교육연수원 생활치료센터는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이,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생활치료센터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이 치료를 전담하고 있다.
또 지난 29일에는 안성 한국표준협회 인재개발원이 146실 286명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로 마련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이 치료를 맡고 있다.
한화생명 라이프파크와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원도 오늘부터 생활치료센터 역할을 수행한다. 한화생명 라이프파크 생활치료센터는 지난 3월부터 4월 말까지 제1호 경기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됐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0일 대도민 긴급 호소를 통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단체에 보유 연수·교육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요청한 바 있다.
경기도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용인 SK 아카데미 ▲코이카 연수센터 ▲LG 인화원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4개 동 260개 객실로 구성된 코이카 연수센터는 지난 7개월 동안 가정에서의 독립적인 격리가 힘들거나 주거지가 없는 성남시민, 코로나19로 일시 귀국한 해외 봉사단원 등을 위해 자가격리 시설로 제공됐다. 4월에는 연수센터를 이란 및 스페인 교민 등 해외 입국 교민을 위한 자가격리 생활시설로 개방한 바 있다.
코이카 이미경 이사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병상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코이카 연수센터를 개방하게 됐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인천도 환자 111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용노동연수원 생활치료센터를 가동 중이고, 영종도 경정훈련원과 SK 무의연수원을 추가로 운용할 예정이다.
그 밖의 강원, 충남, 전남, 대구, 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생활치료센터를 이미 개소했거나 개소하려고 해 부족한 병상 확보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전국의 중환자 치료 병상 511개 가운데 비어있는 병상은 49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인력, 장비 등을 갖춰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43개다. 수도권의 경우 306개 중환자 병상이 있지만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은 9개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