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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국가유공자 지정 확대와 PTSD 관리 전문성 개선해야”

의사자 지정시스템, 보훈처와 복지부로 일원화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11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천안함생존자예비연전우회와 공동주관과 국민의힘 이명수, 윤창현 의원 주최로 보훈정책 혁신 국회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2월과 6월 두 번의 보훈정책 혁신 세미나에 이어 3번째 열린 이번 세미나는 국가유공자 지정에 있어 의사자(사회적 의인)를 비롯해 경찰, 소방, 해양경찰 등 공무원 사상자까지 국가유공자 지정을 확대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관련 전문성과 유공자 지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제를 중심으로 열렸다.

故임세원 교수 의사자 인정을 계기로 의사상자와 경찰, 소방 등 공직자까지 아우르는 보훈정책 혁신에 관한 서울대 김석호 교수의 발제는 우리 사회적 보훈 개념 도입과 제도 확대 문제를 제기했다. 

김석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의인에 대한 개념이 아직 불명확한 상황에서 의사자 인정에 대한 논란과 소송이 있어왔고, 이로 인해 타인을 위해 희생해도 아무런 보상도 기대할 수 없다는 냉소주의의 확산을 염려했다”며 “향후 보훈처와 복지부로 나뉜 시스템을 일원화하고 심사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의 참여를 보장해 공공성을 제고하고 인정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켜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어 2018년 천안함생존자의 PTSD의 심각성을 처음 연구해 언론 보도에 나오게 했던 고려대 보건과학대 김승섭 교수는 연구를 통해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5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트라우마 상황을 지적했다. 또한 이후에 대처에 있어서도 불이익에 대한 걱정이나 배려의 부족으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유품을 찾거나 천안함을 청소하게 하는 등 부적절한 환경이 2, 3차로 트라우마를 악화시키는 등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김승섭 교수는 천안함생존자들의 국가유공자 지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보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제 지루한 정치적 싸움을 벗어나 국가를 지키다 고통 받은 생존자들에게 이제 국가가 응답할 때”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 발제에 나선 경희대 백종우 교수는 천안함 생존자 전우회 전준영 회장의 책 ‘살아 남은 자의 눈물’을 인용해 천안함 생존자들이 홀로 감당해야했던 고통의 10년과 전우회를 통해 트라우마에 갇힌 동료들을 동료가 돕는 과정을 소개하며 현재까지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천암함생존자가 5명에 불과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7급, 즉 최하등급으로 지정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보훈처를 보훈부로 격상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지원하는 미국의 보훈시스템을 소개하며 그 핵심에 있는 동료상담사 제도가 국내에서도 활용될 필요성을 제기했다.
 
패널 토론에서 법무법인 원 김민후 변호사는 故임세원 교수의 행정소송 변론을 맡은 과정을 소개하면서 보건복지부 의사상자심의위원회가 의사자 인정을 부결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법원 재판부는 임세원 교수의 구조행위가 의사에게 기대 가능한 최선의 행동이었다고 명시한 판결을 제시하며 행정심판수준의 깊이 있는 증거조사로 사실관계를 확정할 수 있는 심사위원회의 개선과 전문성 강화를 제안했다. 

전준영 천안함생존자전우회 회장은 “그간 미비했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관련 제도의 혁신과 함께 유공자가 스스로 치유하며 동시에 일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동료상담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토론 좌장을 맡기도 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박용천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고 임세원 교수의 의사자 지정과정에서 우리사회의 의로운 죽음과 희생에 대한 사회적 보훈시스템과 함께 국가유공자의 보훈에도 해결되어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의 확장을 경험했다”며 “향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인정의 확대와 전문적 치료시스템 강화, 그리고 동료상담가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