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병상 규모의 부산 해운대백병원이 2009년 6월에 개원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해운대 신시가지(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개원가의 반응은 ‘우려 반 기대 반’ 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 신시가지의 일선 개원가들은 해운대백병원 건립이 아직 임박하지는 않은데다 1차 병원과 3차 병원간에 엄연한 수요 구분이 있을 것이라 여겨 해운대백병원 건립이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편으론 과목에 따라 얼마간의 환자이탈을 예상하는 곳도 없지않아 해운대백병원 건립에 대한 개원가들의 입장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입장차는 특히 소아과 대 비소아과 양상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해운대 신시가지 거주민의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운대 신시가지 거주 연령층은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특히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진학연령층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는 특징이 있으며 이는 소아과의 높은 진료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해운대 신시가지 개원가 지형에서 소아과의 위상은 단연 독보적이다. 해운대 신시가지에는 저출산 시대에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소아과 의원이 전체 44개 의원 중 10개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해운대보건소 2006년 04월 해운대구 의료기관 자료 기준)
거주 인구 가운데 취학연령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해운대신시가지의 독특성은 일반적인 개원여건과는 달라 소아과 의원들은 대형병원설립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이인훈 원장(이인훈 소아과의원)은 “해운대백병원이 건립된다고 해운대신시가지 개원가에 무슨 큰 영향이 있겠냐”며 관심 밖의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같이 진료하는 제일여성병원 연규선 원장은 “1차 병원과 3차 병원이 서로 다른데 별 영향이 있겠느냐”면서도 “아무래도 부인과 쪽의 이탈은 적지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그는 “하지만 소아과 쪽은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곧장 3차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과목에 따른 입장차를 드러냈다.
아울러 연 원장은 혹시나 발생할 환자이탈에 대비해 “여성전문병원만의 경쟁력이 있는 만큼 전문적인 특성을 더욱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제대서울백병원 관계자는 “1차 병원과 3차 병원의 의료체계가 전혀 다른데 무슨 영향이 있겠느냐”며 한마디로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대병원이 이전했을 때도 인근 개원가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망했다’였다”며 “하지만 이전 이후에도 별 영향이 없지 않았느냐”며 건립초기에 발생할지도 모를 불필요한 논란을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부산은 서부에만 종합병원이 몰려있어 동부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매우 커 해운대백병원의 건립은 이 같은 편중상황을 해소한다는 것.
나아가 “부산뿐 아니라 3차종합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 부산백병원까지 이동하고 있는 울산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해운대 신시가지에 위치한 3차 종합병원 부재로 해당지역 개원가들도 위급상황이나 위중한 환자에 대한 협진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해운대백병원이 들어서면 개원가들도 한결 부담을 더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운대 신시가지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이 모씨는 “신시가지내에 병원은 많지만 정작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 때 가까운 곳에 종합병원이 없어서 불편했다”며 “해운대백병원이 바로 근처에 생기면 너무 편리할 것”이라고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
200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