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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메마른 외과…소아외과 지원한 전문의는 없다

신규 분과 전문의 시험 응시 외과 의사 단 60명
“사명감 갖고 외과 들어온 젊은 의사들이 현실에 절망”


필수 진료과인 외과가 메말랐다. 특히 선천성 기형 소아환자를 치료하는 소아외과 전문의 지원자가 전무해 향후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외과학회가 신규 분과 전문의시험 응시 현황을 분석해 그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일 실시한 시험에 응시한 외과 의사는 모두 60명으로 중증 고난도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 세부 분과 전문의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북부 대동맥류 파열을 수술하는 외과 혈관 세부 전문의 응시자는 올해 3명에 불과하다. 이 제도가 시행된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9년에 7명, 2020년 9명이 배출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위암 수술을 전담하는 위장관 외과의 경우에도 작년 11명에서 올해 5명에 그쳤다.

특히 선천성 기형이 있는 환아를 치료하는 소아외과 전문의 지원자는 올해 한 명도 없다. 2013년 지원자가 5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이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서정민 과장은 “대형 의료기관은 소아외과 전문의를 배치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중견급 대학 및 종합병원에서는 저수가 및 수술 난이도로 인해 소아외과 전문의를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히 지방의 경우 소아외과 전문의가 매우 드물어 진료를 위해서 수도권으로 올라와야 해서 환자 및 보호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하지만 대형 대학병원의 경우 환자 쏠림이 심각해 소아외과 전문의가 24시간 당직을 서고 응급실과 병동, 수술장을 모두 담당하다 보니 진료와 수술이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위 ‘선호과’와 ‘비선호과’ 간의 차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내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피부과, 재활의학과 등 인기가 높은 선호과는 지난해 12월 레지던트 모집에서도 득세한 반면 외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 비선호과는 59개 수련병원들 중 정원을 채운 곳보다 못 채운 곳이 더 많을 정도였다.

빅5병원(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를 제외한 4개의 비선호과의 정원이 무난히 채워진 반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비선호과 5곳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심지어 흉부외과에 지원한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세브란스병원은 ▲흉부외과(정원 5명/지원 2명) ▲소아청소년과(정원 14명/지원 3명) ▲산부인과(정원 11명/지원 7명) 3곳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세부 분과 전문의 지원율은 더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과 수가는 낮고, 수술은 위험해 자칫 의료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 젊은 의사들이 포기한다는 것이 외과학회 이우용 이사장(삼성서울병원)의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외과를 전공하고도 1/3은 요양병원으로, 나머지 20%는 미용 시술을 하고 있다”며 “사명감을 갖고 외과에 들어온 젊은 의사들이 현실에 절망해 고난도 수술을 포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비정상적 외과 수가의 정상화와 수술 과정에서 고의성이 없다면 법적 면책을 주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의학적으로 고위험 수술은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사망과 합병증이 동반되지만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서조차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물으니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