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질환군 코드A 지정 및 신약 도입·질환 코드 분리 등 폐고혈압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언들이 쏟아졌다.
대한폐고혈압학회(회장 정욱진)가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회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PH Korea 2025)를 맞아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폐고혈압의 생존율 향상과 실질적 극복을 위한 다양한 과제와 정책 제언을 발표했다.
첫 순서로 김기범 학술이사는 이번 학술대회에 대해 소개했다. ‘Dedicated to Cure PH’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는 16개국에서 약 400여명이 참여했으며, 총 20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김 학술이사는 “소아심장학회, 대한심부전학회와의 공동세션을 통해 다학제 협력 모델을 실제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면서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폐고혈압 치료의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실질적인 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대희 총무이사는 폐고혈압의 정책적 분류와 진료 체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총무이사는 “현재 폐고혈압은 통합된 진단코드로 분류돼 있고, 정부의 전문질환군 지정 기준은 수술·시술 중심이기 때문에 고난이도 약물 치료가 핵심인 폐동맥고혈압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전문질환군 코드 ‘A’로 분리 지정해 집중 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구조 전환 적합 질환군 구성에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폐고혈압 전문센터의 유무에 따라 환자의 생존율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진료체계 개편은 생존율 향상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장항제 보험이사는 현재 진행 중인 약제 도입 현황을 공유했다. “해외에서 이미 표준 치료로 사용되는 신약들이 국내에서도 점차 허가 및 보험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일부 약제는 급여화를 위한 평가 단계에 진입한 상태로, 조만간 국내 폐고혈압 치료 옵션의 지형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장 보험이사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유연한 심사와 폐고혈압에 대한 정책적 우선순위 부여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란 홍보이사는 학회의 대국민 인식 개선 활동인 ‘폐,미리(Family) 희망 캠페인’의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폐고혈압은 전 세계 인구의 1%에서 여러 원인에 의해서 생기는 난치성 질환으로, 국내에는 약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폐고혈압의 한 종류(WHO 분류상 5개 군 중 1군)인 폐동맥고혈압은 약 6천명으로 추산되며 국내 5년 생존율은 약 72%, 평균 생존기간은 13.1년으로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 하지만 일본 등 선진국의 폐동맥고혈압 생존율이85% 이상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아직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허 홍보이사는 “폐고혈압은 자각 증상이 불분명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 인식을 위해 의료진 교육자료 개발은 물론, 일반인을 위한 질환 정보 영상 콘텐츠도 제작해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캠페인 이후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 성과가 개선된 환자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인식 개선이 생존율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욱진 회장은 “폐고혈압은 조기에 진단하고, 전문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식 부족과 치료 접근성의 한계로 많은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더 이상 난치성질환으로 방치돼서는 안 되며, 국민 건강을 위한 실질적 대응이 필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하며 “학회는 앞으로도 환자, 정부, 전문가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제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