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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대생 ‘전원복귀’ 선언…政, 교육∙의료 정상화 응답할까

이선우 비대위원장, 학사정상화 및 융합∙화해 강조


의대생들이 강의실을 떠난지 509일만에 ‘전원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정확한 복귀 일정은 향후 교육현장 여건에 따라 조율될 예정이지만, 신속한 복귀와 함께 학업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이번 결정을 계기로 정상화 국면에 돌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의료계가 지난 12일 긴급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성명서 발표’ 시간을 갖고, 의대생 전원 복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은 먼저 “오랜 기간 학교를 떠나 있던 이유는 (작년 의료정책 발표 후) 의학교육현장과 의료체계가 향후 의사가 돼서 활동할 때 현재처럼 세계에서 손꼽히는 환경이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장은 “전 정부에서는 정부의 추진을 뒷받침할 재정적, 실무적 대안이 없었다. 교육여건과 관련해서도 완전히 준비됐다는 발표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신축이나 교원선발 등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하며 “그 결과 국민과 의료계 모두가 긴 고통을 겪었다. 현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원복귀를 선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봄부터 국회와 활발히 소통하며, 현 정부와도 대화를 거치며 신뢰관계 및 문제의식 확립을 해왔던 점이 꼽혔다. 이 비대위원장은 “의대협은 새 정부와 국회가 제시하는 의학 교육 및 수련 정상화를 신뢰하며, 이번 의정갈등과 같은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학생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국회에 “교육 및 수련현장이 흔들리지 않게 지속적이면서도 투명한 협의체를 마련해달라”며 “의대생도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국민들에게도 진심을 전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의대생 전원이 성실하게 학업에 임하며 필수의료 분야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의료체계가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노력하겠다”면서 “학생의 본분으로 겸허하고 성실히 학업에 매진해 의료현장에서 국민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일각에서 주장되고 있는 학사 유연화 등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그간 이야기해온 ‘학사 정상화’는 이전 정부에서 주장해온 ‘학사 유연화’와 다르다. 단축이나 날림 없이 제대로 교육을 받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예과 기간 등 기존에도 존재했던 교육 여백기를 활용해 양적∙질적 감소 없이 교육을 받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기 복귀자들을 분리해 아직 휴학중인 의대생들과 윗 학년으로 올려보내게 되면 동료 관계로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의과대학 특성상 병원에서 수련도 함께해야 하는 만큼 언젠가는 화해하고 융합해야 한다는 것이 이 비대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미 복귀한 학생들을 쉬게 하는 것보다는, 복귀할 학생들의 방학기간 조절 등을 통해 불합리한 일 없이 충분히 합류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서 “학생들, 교수들과의 융합 등 학내 구성원의 화해가 필요하다면 최대한 노력해서 이끌어내겠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오늘의 회복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대한민국 의료의 ‘진짜 재건’의 시작임을 선언한다”며 “필수의료 취약지에 사는 아이도, 노인도, 중환자도 제 때 진료받을 수 있는 나라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또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드릴 때”라고 강조하며 “의협은 의대교육 정상화와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도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대화를 이어가겠다. 교육을 포기하지 않는 학생들과 그들을 기다려 주신 국민께 결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번 성명서 발표에는 국회에서도 함께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의사를 길러낼 교육의 터전이 더욱 망가진다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는 의료 붕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 이 사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며 “의대교육이 멈춘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국회는 의대생들의 교육 정상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다. 복귀한 의대생들이 불이익이나 불안을 겪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호 조치를 함께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복귀선언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는 이선우 비대위원장이 먼저 국회에 교육환경과 관련해 제안했다는 점에 있다. 

김영호 위원장은 “이선우 비대위원장이 학생과 교수 모두 동의하는 학습 환경을 제안해준 덕분에 청취 내용을 대통령실∙총리께 전달할 수 있었다. 이선우 비대위원장과 김택우 회장의 용기있는 결정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학사일정 정상화를 통해 교육 복귀를 위한 종합적 대책 마련 ▲의료현장 피해복구와 중장기적 교육∙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과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전공의 수련 문제 역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실무 논의 단위를 신속히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련하겠다”고 밝히며 “의대생 학사 정상화를 시작으로 국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의료 정상화의 길을 열어달라”고 했다.

이하 국회 교육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과대학 공동 입장문.


지금 대한민국 의료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독단과 정책 실패가 만들어낸 참담한 결과입니다. 충분히 사회적 합의를 거치고 신중하게 추진했어야 할 의료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끝에, 결국 의료공백이라는 사회적 재난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그 결과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될 국민이 의료공백 속에서 생명을 잃었고,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태가 더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의사를 길러낼 교육의 터전이 더욱 망가진다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는 의료 붕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반드시 이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지금 의대 교육이 멈춘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국민께 약속드립니다.

△ 의대협은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감으로써 의과대학 교육 및 의료체계 정상화되도록 힘쓰겠습니다.

△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교육의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며,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책임 있는 논의를 지속하겠습니다.

△ 국회는 의대생들의 교육 정상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 복귀한 의대생들이 불이익이나 불안을 겪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호조치를 함께 마련하겠습니다.

이어서, 대통령님과 정부에 두가지 사항을 공식적으로 건의드립니다.

첫째, 학사일정 정상화를 통해 의대생들이 교육에 복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주십시오.

둘째, 전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초래된 의료 현장의 피해 복구와 중장기적인 교육 및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해 주십시오.

전공의 수련 재개도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국회, 의료계는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실무 논의 단위를 신속히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입니다. 의대생 학사 정상화를 시작으로 국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의료 정상화의 길을 열어주시길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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