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에토미데이트 및 아티반(로라제팜) 공급 중단 사태와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즉각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밝힌다.
이번 사태는 특정 의약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약품 전반의 공급 불안정이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공급중단 의약품에 대체제가 존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의협은 정부에서 에토미데이트 등 공급중단 의약품에 대해 대체제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대체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을 요청하는 공문을 지난 2일 발송한 바 있다. 정부는 근거 없는 설명으로 문제를 축소해서는 안되며, 대체제가 무엇인지,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지에 대해 분명히 해야한다.
현재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 지정, 아티반은 제조기준 강화로 인해 제약사들이 생산·유통을 포기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아티반은 퇴장방지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공급중단이 예고된 상태다. 두 약제는 응급의학과,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기도삽관, 뇌전증중첩증, 자살위험 환자 관리 등 생명을 다투는 초응급 상황에 반드시 필요한 약제다. 따라서 공급이 중단될 경우 의료현장의 혼란과 환자 피해는 불가피하다.
의협은 각 학회와 의사회, 전문가들의 자문을 토대로, 에토미데이트와 아티반의 공급이 중단될 경우 환자 생명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공식 의견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여러 차례 제출해 왔다.
▲2월, 아티반의 경우 자살위험 및 발작 환자 치료에 대체제가 없어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 ▲4월, 에토미데이트 마약류 지정 반대 의견(기도삽관 등 응급마취와 진정에 필수적인 약물로, 마약류 지정 시 접근성 저하로 환자 안전 위협)▲5월, 에토미데이트 공급중단 시 환자 생명에 심각한 영향(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의 마취유도 및 진정에 있어 대체약 전무)을 미친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으며, 공급중단에 직면한 두 약제 모두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으로 반드시 필요한 필수 치료 수단임을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급중단 의약품에 대해 ‘대체제가 있다’는 모호한 설명으로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 필수의약품의 공급중단이 우려되는 이 사태는 정부가 의료현장의 지속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을 적극 반영하지 않아 초래된 결과이며, 정부는 조속한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필수의약품의 공급 불안정으로 인해 국민 생명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대응할 것이며, 정부의 적극적인 종합대책 마련을 거듭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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