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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정치인 한의사 X-ray 합법 발언 “국민안전 외면한 무책임한 주장”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이 한의계 신년교례회 행사에서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은 합법”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해당 의원들의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한다.

해당 발언은 현행 의료법 체계와 배치되고 사법 판단의 취지를 정면으로 왜곡한 것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하는 중대한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호도하는 매우 부적절한 주장이다.

한특위는 그간 수차례에 걸쳐 분명히 밝혀왔듯이 법원은 단 한 차례도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이 합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없다. 한의계와 일부 정치권이 근거로 제시하는 수원지방법원(2023노6023) 판결은 피고인 한의사가 엑스레이를 이용한 영상 진단이나 의학적 판단을 하지 않았고, 기기에서 자동 산출된 수치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제한적으로 참고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개별적·예외적 사안에 불과하다. 이는 한의사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을 일반적으로 허용하거나 합법화한 판결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대법원은 이미 2011년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이 면허 범위를 벗어난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함을 명확히 판시(2009도6980)한 바 있다.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도21314) 역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한 것에 불과하고 엑스레이와 같은 고위험 진단용 방사선 의료기기 사용까지 허용한 판결이 아님은 자명하다.

엑스레이를 비롯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는 현대의학 이론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명백한 의과 의료기기이다. 또한 방사선 노출을 수반하는 고위험 의료기기로서 촬영 과정부터 판독, 임상적 해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체계적인 현대의학적 교육과 전문 수련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장비의 사용을 한의사에게 허용하는 문제는 결코 직역 간 이해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중대한 안전의 문제이다.

잘못된 촬영과 판독은 곧바로 오진과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방사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소아·임산부·태아에게는 극히 민감하게 작용하고 장기적인 피폭은 암이나 백혈병 등 심각한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영상의학 분야에 대한 교수진, 실습, 수련 체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한의사에게 고위험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발상은 국민을 실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법원에서 한의사 편을 들어줬다”는 식으로 사법 판단의 취지를 단순화하고 왜곡해 잘못된 메시지를 공식 석상에서 발언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직역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대변한 무책임한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과학적 근거와 의료면허 체계의 원칙을 외면한 채 근거 없는 주장을 공공연히 확산시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며 그 책임 또한 막중하다.

해당 국회의원들은 판결의 정확한 취지와 현행 의료법 체계를 직시하고,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신중한 발언과 함께 책임 있는 의정활동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특위는 엑스레이 사용에 대한 과학적·의학적 원칙과 정당성 없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기대어 의료체계와 법원 판결을 왜곡하는 한의계 및 일부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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