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7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기고] 의료계 반대 묵살한 공단 특사경 추진에 깊은 분노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이사장은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특별사법경찰 제도(이하 특사경 제도) 추진 의지를 보이며 “대통령이 세 번이나 직접 지시했고 생방송까지 됐으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면서 “불법 개설기관은 수사를 시작하면 바로 계좌를 빼돌려 (환수)할 수 있는 게 없는데, 특사경이 도입되면 공단이 즉시 계좌를 보고 불법 기관을 찾아내 국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자료에서는 수사기간의 단축·건보공단의 전문성 보유·불법개설에 대한 집중수사 가능 등을 적극 홍보하면서 선량한 의료기관을 보호하고, 의료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건보공단은 건보재정 누수방지를 위해 적정진료추진단(NHIS-CAMP)을 구성하고 과잉진료를 분석해 의심 의료기관 계도 방침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여러 차례 건보공단의 강압적인 현지조사 및 공단의 정체성과 본연의 기능 변질 등 특사경 법안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경고하고,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법안의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음을 밝혀왔다.

특사경 도입은 권한 남용의 우려가 커 국회에서도 신중을 기하는 중인데, 건보공단은 정식 절차를 우회해 대통령 업무보고자리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부당한 권리를 편취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건보공단의 권한 확장 및 조직 규모 확대를 초래할 수밖에 없고, 공단은 이를 의도해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러한 특사경 설치는 행정권과 수사권의 심각한 중첩적 권력남용을 초래할 것이므로 매우 부적절하다.

또한 건보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결과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약 6000억원의 인건비를 정부 지침을 위반해 과다하게 편성하고, 이를 직원들끼리 나눠 가진 사실이 적발된바 있다. 현재도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은 근거 없는 특사경 권한 확보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 지난 2022년 발생한 건보공단 직원 횡령 사건에 이어 이번 인건비 과다 편성 및 횡령 등 고질화 된 방만 경영으로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투수의 주범으로 밝혀진 만큼, 건보공단이 특사경 수사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야 할 때다.

건보공단이 강조하고 있는 재정 누수 차단 자체는 특사경을 도입하기보다는 수사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기존 경찰 인력(광역수사대, 형사기동대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다.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수사기관이 있음에도 사무장병원 조사가 오래 걸리는 이유는 그만큼 조사 난이도가 높고, 조사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무조건 속전속결식 수사를 주장하나 이는 필연적으로 부실 수사로 이어지고, 향후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 건보공단은 기 시행된 환수∙지급보류금액에 이자까지 더하여 의료기관에 반환해야 하므로 건강보험 재정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결국 재정절감 및 수사기간 단축은 건보공단 특사경제도 도입의 목적이 될 수 없고, 특사경을 도입하더라도 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공단은 의료기관과 수가계약을 맺는 당사자이며, 진료비를 지급 및 삭감하는 이해관계자 지위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제수사권까지 더해진다면 의료기관은 건보공단과 계약 당사자 관계를 넘어서 수직적 감독관계로 종속되며, 그로 인하여 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방어적 진료를 양산하게 돼, 종국적으로는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될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건보공단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채권자 내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자에게 수사권을 주는 것이나 다를게 없다. 이는 법치국가 대원칙상 금지된 자력구제 금지를 공단에 대해서만 허용해 주는 부당한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현지확인으로 불리는 임의적 조사권 행사에 대해서도 심각한 인권침해, 영장주의 원칙 훼손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는데,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강제 수사권이 부여되면 인권의식·법률소양 부족으로 인한 비전문적 행태의 수사와 그로 인한 공권력 남용과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 자명하다. 결국 기존 수사기관과는 달리 채권 회수라는 금전적 목적을 위해 남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잉진료 의심 의료기관을 계도하겠다며 만든 적정진료추진단도 문제다.

환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적정한 진료를 행하고 있는 의사들을 마치 과잉진료를 일삼는 나쁜 집단으로 호도할 수 있는 잘못된 정책 방향이며 실제로 건보재정 고갈의 주원인은 의료쇼핑 등을 통해 과다하게 의료를 이용하는 수진자들에게 있음을 감안할 때 의사에 대한 진료권 제한보다는 수진자의 과다이용을 규율하는데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과잉진료 부분에 대해서는 단순수치 분석에 의한 무분별한 규제보다는 적정진료에 대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인 의사들이 의학적 타당성 검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도록 권한의 위임이 필요하다.

건강보험법상 단체이자 수가계약의 당사자인 건보공단에게 사법경찰권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각종 위헌·위법적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민에 대한 위해로 귀결될 것이므로 의협은 공단에 대한 특사경 권한 부여 시도를 즉시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정부와 공단에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