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은 장동익 회장이 공약과는 달리 전공의노조 설립에 대한 입장을 바꾸었다고 비난하며, 공약에서 밝힌데로 ‘노조설립에 대한 지지 및 지원을 실천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 혁)는 19일 “장동익 회장 집행부 구성 이후 전공의노조와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한국사회 대표적 지식인인 의사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현 회장 및 집행부에 대한 배신감을 참을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8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회에서는 ‘전공의노조 지원’ 안이 상정, 이에 대한 토의가 진행됐다.
대전협에 따르면 이날 장 회장은 “전공의노조는 자세히 알아보니 문제가 있는 것 같으므로, 대한병원협회장을 만나 처우개선을 건의할 테니 2주간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협은 “장 회장이 취임 이후 한달 만에 입장을 바꿨다”며 “특히 ‘전공의노조가 만들어지면 병원내 각 직군들도 노조를 만들텐데, 그러면 병원경영이 어려워진다’며 전공의노조가 병원경영 악화의 요지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장 회장은 지난 2월 25일 열린 대전협 초청 후보토론회에서 전공의노조 지지 및 지원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장 회장은 “노조설립은 병원이 키를 갖고 있는 만큼 주요병원 병원장을 만나서 설득해야 한다”며 “만약 설득해서 안되면 단체행동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협은 김성오 총무이사가 지난 15일 노조 창립총회를 마치고 귀가하는 모병원 전공의대표에게 노조탄압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총무이사가 모병원 전공의협의회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노조를 하지마라. 네가 다친다. 4월 30일 이후 의협 정책이사로 들어와라”는 협박과 회유책을 제시했다는 것.
대전협은 “김 총무이사가 의협 인사정책과 무관하게 노조활동과 의협 정책이사를 거래하려는 것은 ‘이런 생각을 누가 했느냐’의 문제와 함께 음성적으로 조직의 세를 확장하려는 부도덕한 측면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의 리딩그룹이 되어야 할 의협회장이 ‘공약은 선거때 말로만 하고, 당선되 후에 되면 좋고 안되고 말고’식의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 대전협은 이 같은 태도에 대한 의협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대전협은 장동익 회장에게 “선거에서 공약한 전공의노조에 대한 입장과 노조와 관련된 회무가 총무이사 소관인지 여부를 밝힐 것”과 “김성오 총무이사를 통해 단위병원 대표에게 노조설립 중단 및 의협 정책이사로 기용하겠다는 의사전달을 지시한 적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만약 지시한 적이 없다면 회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까지 휘두르는 김 이사에 대한 파면을 단행할 것”으로 요구하며, 김 총무이사에게는 “독단적인 행동이었다면 8만 의사를 위해 조용히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혁 회장은 “전공의노조에 대한 입장을 바꾼 현 집행부의 행동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8만 의사회원들이 납득할 만한 성명이 없을 경우 ‘장동익 회장 공약 지키고, 김성오 총무이사 사퇴하라’는 전회원 서명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혁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현 집행부의 정책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