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국제학술대회가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의료계의 위상 강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만 해도 벌써 국제초음파학회를 비롯, 의공학, 핵의학 등 4개 국제학술대회가 서울에서 열린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대한흉부영상의학회 주최로 아시아 최초로 ‘제1차 아시아 흉부영상의학회 국제학술대회(The 1st Asia Congress of Thoracic Radiology, 1st ACTR)’가 개최됐다.
지난 8월 27일부터 6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의공학 및 의학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대회인 ‘World Congress on Medical Physics and Biomedical Engineering 2006(WC2006)’에는 60여 개국 3000명 이상 참가했다.
세계핵의학회(WCNMB, 회장 이명철) 역시 지난 10월 22일부터 6일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해 전세계 핵의학자간 학술교류의 장을 펼친 바 있다.
이외에도 2008년에는 국제진단혈액학회 및 세계영상의학분야의 최대 학술대회인 RSNA가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 같은 국제학술대회 국내 유치 러시와 관련, 국제당뇨병학회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손호영 교수(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는 “국제 학회를 통해 얻는 기대 수익은 매우 크다”며 “해외에서 의사들의 지출규모가 일반인들의 3~4배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의료계의 위상 강화는 물론 외화 획득을 위해서도 국제대회의 유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국제대회 개최와 관련 보다 면밀한 준비과정 및 국제대회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03년 국제당뇨병학회의 서울 개최가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본부와 국내 전시기관이 계약과정에서 의견 조율에 실패, 유치가 취소된 것이 좋은 사례.
당시 개최 취소와 관련, 학회 측과 전시기관 측은 각각 ‘관료주의’와 ‘상업성’을 이유로 서로에게 책임을 물어 법정 공방으로까지 비하 될 뻔 했다.
결국 1만 명 이상 규모의 국제학회 서울유치는 취소됐고, 올해 개최권은 남아공이 따냈다.
전시 기관 관계자는 “당뇨병 국제대회는 독특한 케이스였다”며 “국제학회 쪽에서 국제적인 룰을 무시하고 대회 무산 시 우리 쪽에서 피해액을 배상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 와 국제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수용 불가의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당시 국제당뇨병학회 국내 관계자는 “그 사건을 계기로 컨벤션 센터에 대한 마인드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국제대회 유치에 이번 계기를 교훈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