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3년간의 군의관 시절을 마치고 지금은 지방의 한 중소병원에서 봉직의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A씨는 우연히 군의관 시절 동료의 소식을 듣게 됐는데 그 동료는 서울의 큰 병원에서 근무하며 자신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
학력이나 경력면에서 별 차이가 없었기에 A씨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매우 컸다. 이에 A씨는 오랜만에 그 동료를 찾아가 술을 한잔 마시면서 자세한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랬더니 그 동료의 대답은 병원에서 위내시경 경험이 많은 것을 경력으로 인정해 줬다는 것.
결국 위내시경 경험 차이가 두 사람의 월 급여를 300만원까지 벌려놓은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의사들이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특화된 기술이나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 헤드헌터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인재정보기업 HR서베이 조철흔 대표이사는 “군의관 시절을 자신을 특화 시키는 기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철흔 대표이사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군의관 시절을 그저 푹 쉬는 기간 정도로만 생각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는 지방병원들을 중심으로 의사의 수요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많은 병원들이 미리 예약을 통해 의사를 구하기도 하며 또 암묵적으로 군의관 시절을 경력으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외자제약사나 큰 병원의 경우는 군의관 시절을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때문에 좀 더 좋은 병원이나 회사로 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특화된 커리어가 필요하다는 것.
조 대표이사는 “외과의 경우 전문수술의 경험을 많이 평가하고 내과의 경우 위내시경 정도는 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부인과의 경우 초음파 등의 경험이 많길 바라며 재정이 좋고 이미지가 좋은 병원이라면 좀 더 숙련된 전문술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경우 인터베이션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 이유는 남들이 잘 안 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조 대표이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인터베이션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겨우 100여명 뿐이다. 때문에 이들은 타 영상의학과 의사보다 월 200~300만원은 더 수입이 좋다.
또한 봉직을 할 병원을 선택하는 시기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조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쉽게 말해 남들이 봉직 할 때 안하고 남들이 안 할 때 해야 몸값이 오른다”면서 “남들과 함께 움직이면 손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들보다 일찍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늦게 해도 수입은 보장되겠지만 반면에 자리가 많지 않다 보니 자기가 원하는 분야가 아닐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급여는 적지만 공기업이나 공사 등의 의무실에서 근무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조 대표이사는 “편안하고 정년도 보장되지만 그 것 보다 다른 병원으로 이직할 때도 큰 조직에서의 근무경험은 무시 못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보라스라는 정통매니저를 통해 자신의 몸값을 몇 백배 높였다”면서 “우리나라의 의사도 자신의 몸값을 높여줄 매니저가 필요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