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의 중심역할을 해왔던 지역대학병원들이 KTX 개통 이후 환자의 서울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환자 유치를 위한 특별한 전략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경부선이 완전히 새로 교체돼 서울-부산간 이동시간이 1시간 50분으로 단축될 때를 대비해 환자 유치를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지금은 특별한 변화를 느끼진 못하고 있지만, 나중을 대비해 병원 운영이나, 홍보 등 기존과는 다른 변화를 모색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주로 중산층 이하의 환자들 중심으로 병원이 운영돼 왔다면 서울로 가는 상위 계층을 위한 VIP병실 등을 마련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 등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이를 위한 본격적인 팀이 꾸려지거나, 구체적인 전략 방안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변화를 대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들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KTX 개통 이후 한때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경북대병원의 경우 이와 관련해 조만간 대구지역 병원협회 차원에서 대구경북지역 병원 관계자 모임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진 특별한 홍보전략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 모임을 통해 TFT를 꾸려 변화에 맞는 전략을 세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대병원의 경우는 현재 KTX가 지나가지 않아 큰 영향은 없지만, 나중을 대비해 병원 운영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남대병원은 “부분적인 변화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전남대병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신뢰가 한결같은 만큼 큰 변화는 없다”고 말해 별다른 전략을 구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 관계자는 “꾸준히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고, 환자수요도 큰 기복이 없는 만큼 전국구적인 병원 홍보 보다는, 진료 서비스 향상이나 병원 시설 등 기본에 충실한 ‘환자를 위한 병원’이 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우리 병원의 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말했다.
충남대병원 역시, 의료수준이나 시설 등 면에서 서울과 엄연히 차이가 있는 데 무리하게 병원홍보를 할 수는 없고, 병원이 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이미지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어차피 서울 갈 환자들은 서울로 가게 마련인데, 굳이 그런 환자들까지 잡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무조건 우리병원에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고 하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은 오히려 여건이 되는 서울의 병원에서 진료 받을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해 막연한 서울 따라 하기는 무리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