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등 특정세포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나노캡슐 제조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김기문 교수(지능초분자연구단장)팀은 용액에 녹아있는 분자에 자외선을 쬐어 주면, 2차원적인 면으로 연결되어 얇은 판상의 고분자 조각이 형성, 이 조각이 어느 크기 이상이 되면 구(球) 형태를 이루려는 성질을 이용해 자발적으로 캡슐이 형성되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들은 다양한 분자 중에서도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합성해 국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쿠커비투릴(cucurbituril)이라는 분자를 이용, 나노캡슐을 만들어냈다.
분자 가운데 작은 구멍이 있는 쿠커비투릴로 만든 나노캡슐은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나 있어 특정 분자와 강하게 결합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캡슐표면의 물리적·화학적 성질을 손쉽게 변형할 수 있으며, 용매를 바꾸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노캡슐의 크기를 50~600nm까지 조절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첨가제를 사용하거나 주형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나노캡슐 제조의 새로운 개념이다.
기존 고분자 나노캡슐은 첨가제나 주형이 없이 제작할 수 없고 분자를 중합하면 구성분자들이 방향성 없이 결합해 3차원 네트워크를 가지는 고분자가 형성된다.
특히 이번 제조기술은 의학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나노캡슐 표면에 엽산 분자를 도입하면 이 나노캡슐은 종양세포를 인지하여 세포 내부로 손쉽게 침투할 수 있게 된다.
김기문 교수는 “나노캡슐 표면의 성질을 손쉽게 바꿀 수 있고 캡슐내부에 약물 뿐 만 아니라 다양한 물질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암세포 또는 장기에 약물을 전달할 뿐 아니라 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 창의적 연구 진흥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독일화학회가 발간하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 ‘안게반테 케미’ 4월호 커버스토리로 게재될 예정이며, 온라인으로는 지난달 15일 발표됐다.
이에 앞서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케미스트리 월드’ 등 세계 화학, 의학 관련 저널에 잇따라 소개됐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