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은 지난 15일 시계탑건물 앞에서 병원의 모태인 대한의원 100주년 및 제중원 설립 122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성상철 병원장은 “대한의원이 설립되면서 서양근대의학이 우리나라의 중추로 자리잡았고 우리나라의 보건위생은 새로운 표준을 맞이하게 됐다”고 전했다.
성 병원장은 “대한의원은 일제강점기라는 불행한 역사 속에 탄생해 고난의 세월을 겪었지만 대한의원의 정신을 이어받은 서울대병원은 식민지, 식민지배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재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계탑건물이 앞으로 100년 뒤에도 남아 오늘을 증언할 것이라 생각하니 숙연한 마음이 든다”면서 “영광스러운 역사를 새로 써 나가자”고 덧붙였다.
이어 김신복 서울대 부총장은 “제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성과를 이룩해 냈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장은 “역사의 격동기를 밑거름 삼아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외에도 차인표 홍보대사, 김철수 병협회장, 주근원 명예교수, 권이혁 명예교수, 하권익 동창회장, 박병현 환아 등의 영상 메시지도 공개됐다.
한편 이번 행사는 일제 식민통치를 미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시작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대한의원은 일제통감부가 조선인 회유책 일환으로 설립했으며 당시 대한제국이 추진하던 자주적 근대 의학의 싹을 말살하고 식민지 의료체계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정통부와 병원을 상대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또한 15일부터 판매된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우표 역시 서울중앙지법에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이 같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이 건물은 사적으로 지정됐는데 이는 국가 기념물이 될 자격요건을 구비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이와 관련된 우표를 발행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제중원의 효시를 놓고 연세대와도 25년 넘게 힘겨루기를 계속 하고 있다.
제중원은 고종의 허락과 미국인 선교사 H.N.앨런의 주관 아래 세워진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제중원 설립 당시 앨런이 주도했기 때문에 당연히 제중원은 세브란스병원의 효시라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세브란스병원장은 서울대병원장에게 제중원 명칭 사용을 금하는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당시 국가중앙의료기관이었던 제중원의 맥을 잇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전하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고 또 제중원의 뿌리를 놓고 연세대와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지속적으로 기념사업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