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의 이금기(李金器·70·사진) 회장은 국내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회장은 지난 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 71년에 전무이사를 맡으며 사실상 경영일선에 나섰고, 84년에는 대표이사가 됐다.
여러 우여곡절이 많은 기업 경영을 올해까지 23년동안 맡으면서도 그는 항상 어려운 환경을 먼저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신념 때문이다.
IMF때를 무난히 넘겼던 것은 물론 불황이라는 올해에도 일동제약은 오히려 광고비용을 230억원으로 대폭 늘리는 ‘공세’에 나섰다. 주력 상품인 비타민제 아로나민골드는 이같은 공세적인 전략 덕분에 다른 업체의 경쟁 제품을 따돌릴 수 있었다. 지난해 모두 2억3000만정이 팔린 아로나민은 지난 1963년 발매 후 40년이 지난 장수상품이다.
신약개발의 재원 마련을 위한 사업 다각화도 진행 중이다. 지난 96년 남양산업을 인수, ‘일동후디스’로 이름을 바꿔 이유식 시장에 진출한 게 대표적이다. 이 밖에 처방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과 특허기간이 지난 오리지널 신약을 복사해 만든 개량신약(제너릭) 쪽 투자에도 나선다는 것이 이 회장의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을 누가 전문경영인을 맡아도 잘 굴러가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그때까지 일한 뒤 미련없이 떠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