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장관 후보군들의 면면을 보면, 이명박 당선인의 측근 인사들이 많이 눈에 띈다. 교수나 총장 등 학계 인사와 관료 출신들의 비율도 높은 편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해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중용됐던 ‘386 세력’ 몰락은 이미 예상했던 대로다. 총선을 고려해 장관 후보군 중 국회의원들이 거의 없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측근 인사 전진 배치=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강 전 차관은 기획재정부 장관에, 윤 전 장관은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에 올라 있다.
서울시 인맥도 눈에 띈다. 청계천 복원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장석효 전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은 국토해양부 장관에, 이 당선인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이봉화 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은 보건복지여성부 장관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도 행정안전부 장관의 유력 후보다. 이 당선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 주인공을 맡았던 방송인 유인촌씨는 문화부 장관에 거명된다.
◇학계 인사도 많아=숙명여대 총장인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교육과학부 장관 기용이 유력하다. 외교통일부 장관 후보인 현인택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이 당선인의 통일외교정책인 ‘MB 독트린’의 이론적 토대를 만들었다. 또 농어업 부문 공약을 총괄한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농수산식품부 장관에 거명된다.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인 박범훈 중앙대 총장과 대선 때 조직관리에 공을 세웠던 김대식 동서대 교수는 문화부 장관에 거론된다. 군대 사회학 전문가인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 후보에 올라있다.
◇현직 의원은 거의 없어=조직 안정이 급선무인 법무부와 국방부, 외교통일부에는 관료 출신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법무부 장관에는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 김종빈 전 검찰총장 등이 거론되고, 국방부에는 김장수 현 국방장관과 김인종 전 2군 사령부 장관 등이 거명된다. 국토해양부에는 똑같이 건교부 차관 경력을 지닌 김세호씨와 최재덕 인수위원이 후보에 올라있다.
경제인 출신도 다수 있다. 하영구 한국시티은행장과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위원장 후보로 오르내린다.
하지만 일부 부처를 제외하곤 현역 의원은 별로 없다.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했던 박재완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에, 교육정책을 입안했던 이주호 의원이 교육과학부 장관 후보에 올라 있는 정도다. 전재희 의원과 안명옥 의원이 보건복지여성부 장관에 거론되고 있다.
◇벌써부터 검증 괴담=일부 학자 출신들은 새로운 검증수단으로 떠오른 논문 표절 검증에 걸린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일부 관료 출신들은 재산형성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녀의 이중국적과 병역에 관한 루머도 있다. 일부 부처 수장을 놓고는 이 당선인 내부에서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검증은 아무리 해도 여전히 모자란 느낌”이라며 “우리가 지난 10년동안 야당을 하며 인사검증을 너무 세게 했다는 후회가 일 정도”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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