腦 시각피질, 시각-시공간적 특성 함께 처리

연세대 김민식-이도준 교수팀 세계 최초로 규명

국내연구진에 의해 인간 두뇌의 시각 피질이 물체를 인식할 때 색이나 모양 등 시각적 특징 뿐 아니라 이동궤적 같은 시공간적(spatiotemporal) 특성도 함께 처리한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연세대 김민식 교수와 이도준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측두엽 아래에 위치한 시각 영역이 물체의 시각적 특징과 함께 시공간적 연속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인간이 사물을 인식할 때는 시각적 특징과 시공간적 특징을 모두 고려하게 되는데 물체의 시공간적인 정보가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특히 색, 모양, 형태 같은 시각 정보는 뇌의 아래 부분인 복측(ventral) 신경경로를 통해 처리되고 공간적인 정보는 뇌의 윗부분인 배측(dorsal) 신경경로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민식-이도준 교수 연구팀은 정상인들에게 두 개의 똑같은 얼굴 사진을 시공간적 연속성이 있는 조건과 없는 조건에서 연달아 제시하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를 사용해 뇌 활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복측 경로의 시각피질은 두 개의 똑같은 사진이 시공간적으로 연속성을 갖는 조건에서만 혈류량 감소를 보였다.

즉, 시각피질은 시각적으로 똑같더라도 시공간 연속성이 없으면 두 사진을 ‘다른’ 것처럼 처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지금까지 알려져 왔던 것과는 달리 복측 시각피질이 시각적 특징뿐만 아니라 이동궤적 같은 시공간적 특징도 함께 처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역동적인 환경 속에서 우리 눈의 망막에 맺히는 물체의 색, 크기, 모양 등은 물체가 이동하거나 관찰자가 움직일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게 된다.

하지만 뇌 시각 메커니즘이 정보처리 초기 단계에서부터 시공간적인 정보를 시각적인 특징들과 함께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불안정하거나 뒤죽박죽인 세상을 경험하지 않게 되는 것.

이번 연구는 뇌신경의 기능적 이해뿐만 아니라 인공 시각을 개발하는데도 커다란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되며 미국국립과학원학술지(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7월 1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