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이나 뼈 대사에 필수인 비타민 D가 난치병인 베체트병에서 과도한 면역 활성상태를 조절하는 면역 조절인자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은소 교수에 따르면 2006년 12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아주대병원을 방문한 베체트병 환자 41명에서 혈청 비타민 D의 농도를 측정하고 환자의 ‘질병 활성도 지표’와 ‘혈액 내 단핵구 세포의 톨유사수용체(TLR: Toll-like receptor)’의 발현 정도를 측정하여 비교했다.
이어 체외 세포 배양 실험을 통해 비타민 D를 외부에서 투여했을 때 사람의 단핵구 세포에서 실제로 면역 조절 기능이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결과 베체트병 환자, 특히 증상이 두드러진 환자의 혈청 내 비타민 D 농도가 정상 대조군에 비해 낮게 측정됐다.
이 수치는 질병 활성도, 선천성 면역계의 활성화된 정도와 역비례 관계(그림 1)를 나타내어, 비타민 D의 결핍이 베체트병 질병 악화의 위험 인자가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체외 세포 배양 실험에서 비타민 D를 외부에서 투여했을 때 단핵구 세포의 과도한 면역 활성 상태가 조절되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비타민 D가 베체트병 환자의 과도한 면역 활성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면역 조절인자가 된다는 사실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이은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베체트병의 원인에서 선천성 면역계 이상과 비타민 D의 면역학적 조절 기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체트병은 만성염증성질환으로 염증이 주로 점막(구강과 외음부), 피부와 눈, 드물게는 심장, 혈관, 위장 및 신경 등에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까지 병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면역계의 과도한 활성화와 면역 조절기능 이상이 베체트병의 발병과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최근에 칼슘 대사, 골 대사에 필수라고 알려진 비타민 D가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체외 방어기능을 높이는 면역 조절기능이 있음이 알려지면서 만성 염증성 질환들에서 그 역할이 새롭게 연구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올해 SCI 학술잡지인 Rheumatology 2008년 6월호에 게재됐으며, 지난 해 열린 세계피부과학회에서 우수 포스터상에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