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의 예방 효능이 기존에 알려진 ‘항산화 작용’에 의한 것보다는 ‘특정 신호전달 단백질과의 결합’에 의한 신호전달 체계의 차단이라는 학설이 나왔다.
건국대 생명공학과 이기원 교수(사진)와 화학과 허용석 교수팀은 서울대 이형주 교수, 미국 미네소타 대학 지강동 교수와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양파 등의 식품에 다량 존재하는 폴리페놀(Polyphenol) 성분인 쿼시틴(Quercetin)과 미리시틴(Myricetin)의 암 예방 효능 및 작용기작을 규명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양파의 쿼시틴과 미리시틴 성분이 암화 과정에 관련된 특정 신호전달 단백질과 직접 결합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쿼시틴은 암화과정에 중요한 발암 관련 단백질로 알려진 Raf와 MEK과 직접 결합하여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암 예방 효과를 나타내었으며 이 효능은 포도의 암 예방 성분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단 그림 참조
미리시틴은 발암 관련 주요 단백질인 Fyn과의 직접 결합에 의한 활성 억제를 통해 암 발생을 현저히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오른쪽 그림 참조
이기원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기존에 알려진 항산화작용이 생체 내에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화학물질이 생체 내에 들어가면 래디컬과 결합할 가능성 보다는 생체내 단백질과 결합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예를 들어 쿼시틴은, 인체가 스트레스를 받은 후 타겟 단백질의 발현이 일어나기까지 몇시간의 과정 중에 나타나는 신호전달 체계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MEK와 결합함으로써 발암 신호전달체계를 차단할 수 있는 기전을 생성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분자생물학, 화학유전체학, 컴퓨터 생물학 등의 기술이 융합되어 이루어낸 연구 성과로, 미국 암학회(AACR)가 발행하는 암 연구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암 연구 (Cancer Research)’ 올해 2월호(2월1일 발간)와 7월호(7월15일 발간)에 잇따라 게재된 바 있다.
2월 호에는 양파의 폴리페놀 성분(쿼시틴과 미리시틴)의 암 세포 증식 억제 효과 및 작용기작을 발표했으며 7월 호에는 미리시틴의 피부암 억제효과에 관한 동물실험 결과가 게재되었다. 암 연구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 암 학회 ‘암 연구’에 연달아 논문이 게재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연구는 농림수산식품부 바이오그린 21 기능성소재 사업단의 국제 공동연구 지원 사업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