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기구의 수장에 당선돼 대한민국과 한국의사의 명예를 드높인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이 제1회 '한미자랑스런 의사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한미자랑스런 의사상'은 대한의사협회가 한미약품(대표이사 회장 임성기)의 후원을 받아 올해 첫 제정됐다.
'한미자랑스런 의사상' 시상식은 14일 코엑스 3층 장보고홀에서 열리는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거행된다. 시상내용은 싱패 및 부상으로 1억원이 지급된다.
이종욱 박사는 공과대학을 나와 동기들보다 5년 늦게 서울의대에 입학했으며, 일찍 사회봉사에 눈 떠 경기도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를 위한 봉사로 의료봉사에 발을 들여놨다. 1979년 의대 졸업 후 1981년 미국 하와이 주립대에서 공중보건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1983년 WHO남태평양 사무처 한센병퇴치팀장을 맡아 가난하고 소외받는 오지인 타히티•뉴칼레도니아 등 남태평양지역을 돌며 한센병 퇴치에 팔을 걷었다.
서태평양 지역사무처 질병관리국장을 거쳐 1995년 WHO 백신면역국장 재직시 소아마비 유병률을 세계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떨어뜨리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자 미국의 과학잡지 'Scientific American'은 이 박사를 '백신의 황제'라며 칭송했으며, 이후 이 박사의 닉네임이 되기도 했다.
이 박사는 WHO에서의 공헌을 바탕으로 2003년 1월 28일 WHO집행이사회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제6대 WHO 사무총장에 당선되는 영광을 얻었다. 이 박사는 사무총장 재직 때 현안이던 담배규제협약 체결을 이끌어냈고, 국제보건규칙 개정을 성사시켰다.
2006년 5월 WHO 총회 준비에 매달리며 과로한 이 사무총장은 제네바 사무실에서 갑자기 구토를 일으킨 채 쓰러져 스위스 제네바 칸토날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뇌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