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인테리어 컨셉트… 오로지 ‘고객의 눈’으로

[병의원 인테리어 ⑦] 장희숙 숙디자인인테리어 고문


처음 병원을 오픈하거나, 인테리어를 새로 할 때 가장 큰 고민이라면 역시 “내 병원을 어떤 분위기로 연출할 것인가?” 하는 컨셉트의 문제일 것이다.

과연 어떤 분위기가 좋을 것인가?
실망스럽겠지만, 정답은 한가지이다. ‘고객이 만족하는 병원 분위기’를 찾는 것이다. 병원 인테리어는 가정집이나 카페의 그것과는 다르다. 본인의 ‘취향’만 따르거나, 그냥 ‘분위기 있는’ 것만 추구하다 보면,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끔 병원 경영자 중에 이런 주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어두운 걸 좋아하니 검정색을 기본 컬러로 써 주세요”

물론 성형외과나 방사선과라면 가능한 이야기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병원을 찾는 열에 아홉은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되도록이면 밝고 활력이 넘치는 병원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적 취향’ 보다는 고객의 취향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분당에 있는 정형외과의 인테리어 공사 중에 있었던 일화를 소개할까 한다.
비교적 부촌인 그곳에서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는데, 그곳 원장님이 힘없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왔다.
“운동치료실에 붉은색 포인트 벽지를 시공했던데,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다른 것으로 바꿔주실 수 있나요?”

내 대답은 간단했다.
“네 원장님 바꿔 드릴께요. 하지만 벽지가 아까우니 딱 한달만이라도 사용하신 후에 바꿔드리면 안될까요?”

결과적으로 그 벽지는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한달 후에 수술실을 처치실로 옮기면서 물리치료용 베드를 더 넣으면서 한쪽벽면의 포인트벽지를 더욱더 붉고 화려한 컬러로 마감했다.
당시 그곳 원장님은 환하게 웃으며 “벽지 선택을 너무 잘해 기분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든 것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병원 인테리어에서는 개인적인 호오에 의존하기 보다는 병원이라는 특수성에 가중치를 둬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