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8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맘모스급 종병 경쟁, 의료체계 뒤 흔들까 걱정”

대형병원 강남권 밀집현상, 개원가의 눈 “곱지않다”

“대체 그 많은 병상을 다 어떻게 채운답니까?”, “어마어마 하다면서요? 우리 같이 작은 의원들 보다야 근처 중소병원들 먼저 죽겠죠 뭐!”

서울 강남 지역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2개의 대형병원이 새 이름표를 달고 기존보다 더욱더 업그레이드 된 시설을 갖춰 대중 앞에 나타났다.

이들 병원은 여타 다른 지역에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명품의료’, ‘국내최초 첨단의료’ ‘최대 규모’ 등을 골자로 내세우며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주변 다른 대형병원들도 이미 이에 버금가는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 앞으로 이 지역을 둘러싼 본격적인 진료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개원가의 표정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3차 의료기관들이 강남에 몰려 과잉투자경쟁을 벌이다 보면, 지역 의료의 전달체계가 구조적으로 붕괴될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며 "건강보험을 강행하면서 의약분업을 합리화하고 있는 정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이냐?"고 정부의 외면을 질타했다.

특히 서울로의 진료누수 현상이 심각한 수도권 근교의 의료기관들도 수많은 병상을 채우기 위한 병원간의 경쟁이 심해져 결국 수도권 지역의료가 고사되는 것은 아닌지 깊이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의사회 관계자는“지금상황에서 보면 그 지역에 밀집한 3차의료기관간의 싸움이기 때문에 1차의료기관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결국 한정된 파이 안에서의 이득 창출이기에 그 폐해는 고스란히 의료계 전체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이 지역의 상황을 지켜보면 적게는 20~30%, 많게는 40~50%의 환자가 좀 더 나은 의료환경에서 치료를 받길 원해 서울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들을 말릴 수는 없지만 이런 현상이 계속 될수록 대형병원들은 저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잉 ·중복투자를 하게 돼 소위 돈되는 영역만 진료하게 되는 기형구조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런 현상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진료만으로도 병원경영이 가능한 보험체계가 마련돼야 하고 병상수와 편의시설 등을 우수의료기관 조건으로 삼는 평가구조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충남지역의사회 관계자도 이같은 현상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지역 내에서 수도권으로의 진료누수 현상이 워낙 심해 이런 일에 덤덤해 지긴 했지만 사실 걱정이 되고 바람직하게 보이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어 “현재 지역 3차의료기관들은 이와 같은 서울권의 환경변화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 지역 3차의료가 붕궤되면 결국 그 피해는 1·2차 의료기관으로 돌아오지 않겠냐”고 염려했다.

충북지역의사회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들어서 소형 상점이 없어지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 의료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지역의 3차의료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환자의 진료환경이 낙후된 상황이라면 환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진료를 받게 되는 것은 자연적인 일”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의료자원의 지역별 균형발전과 배분의 원칙이 세워져야 건강보험의 체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지역의료 발전을 위한 정부의 대책수립이 시급히 마련되기를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