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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료관광, 우위선점만이 살 길?

지난 2일과 4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과 롯데호텔에서는 국내 유명 언론사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체로 글로벌 헬스케어와 의료관광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의료관광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대변이나 하 듯 이날 행사장은 병원 종사자 및 여행관련 업체 직원 그리고 이를 미래의 직업군으로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최근 업계에서는 의료관광의 전성기가 오기 전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터라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병원들이 의료관광 우위선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병원들이 외국인환자유치에 달려들어도 의료관광이 자리 잡게 되는 1~2년후 에는 초반에 선전한 곳 외에는 딱히 떠오를 만한 곳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즉, 다수의 병원이 의료관광을 위해 사활을 걸어도 결국 될 놈(?)만 될 것이라는 것.

그런데 결국 업계의 예측대로 될 놈만 될 것이라면 지금의 분위기는 너무 무모하다 싶을 만큼 과열돼 있다.

지금 우리는 의료 인력과 내부시설, 그리고 의료관광에 관련된 프로그램, 의료분쟁에 관한 법령도 제대로 마련해 놓지 않은 상황인데도 병원들은 마치 이것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일념으로 의료관광에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여러 민간사업체도 속속들이 등장, 의료관광은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이끌 것이고 여기에 따른 국부창출도 엄청날 것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 조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물론, 의료관광의 기획 취지와 사업방법에 대해 널리 알리고 이로 인해 많은 병원이 이윤을 창출, 경영어려움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해외환자에만 매달리기에는 국내의료계에는 아직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다. 우선은 저수가로 인한 1·2차의료기관의 몰락에 따른 의료전달체계의 붕궤, 외과와 산부인과 등의 진료과 기피문제, 또 하나는 3차병원으로 집중되고 있는 환자 쏠림 현상의 가속화이다.

실제 이 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지금 해외환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3차병원의 의료진은 매일매일 환자에 치여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환자가 들어온 들 그들의 원하는 심도있는 진료가 과연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의료관광을 온 해외환자는 단 한번의 기회 밖에 주지 않는 다는 것을 명심하고 국내 의료의 저수가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의료법과 국제수가 등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 병원들의 참여를 유도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