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에서 진단용 의료기기의 사용까지 서양의학과의 대치점을 이루고 있는 한의학이 세계의학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환자 치료에 있어서의 장기적 임상 데이터 구축 및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희대학교한의학병원은 10일, 개교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국제의학학술대회에서 ‘암에 대한 사고의 전환’ 및 ‘한방진단용 의료기기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암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경희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최원철 소장은 “항암 치료, 특히 4기로 진행된 암에 있어 한의학적 처방이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분명 효과가 있음에도 그 근거를 증명할 수 있는 장기적인 임상 데이터가 마련돼 있지 않아 그 우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이는 한의학이 약 300년의 역사를 지닌 근거있는 의학이지만 시대마다 근거의 잣대는 변화하기 마련이고 지금은 이 잣대가 미국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향 후 100년 뒤의 역사에도 한의학이 존재하게끔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잣대에 맞춘 근거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한의학에서의 암 치료에 대한 접근성 및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2년 이상의 임상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거 마련 및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뒤이어 마련된 경희대학교 한의대 진단생기능의학과 박영배 교수의 ‘한방진단용 의료기기 현황과 전망’이란 발표에서도 이어졌다.
박영배 교수는 ‘한방 의료기기’는 별도로 분류돼 있지 않지만 한방진단분야에 사용되면 한방 의료기기라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
이어 박 교수는 “인간의 오감에 근거를 두고 있는 한의학의 한계를 한방 의료기기의 사용으로 객관성 안정성 등을 확보해 극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 의료기기의 사용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가 아닌 한의학적 변증 진단용으로만 이용돼야 하며 그 전에 진찰행위에 있어서의 정량적 평가지표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 후 한방에서의 의료기기 사용에는 △사용수칙에 대한 구성원간의 합의 △생체신호의 한의학 적 지표 및 해결책 개발 △의료기기 사용에 있어서의 한의학적 정체성 유지 및 시각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