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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간질에 대한 편견을 버려~

‘지랄병’ 이라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표현으로 혐오의 대상이 돼 왔던 질병 ‘간질’이 드디어 ‘뇌전증’이라는 새 이름을 찾았다.

아직 복지부의 질환명 변경과 국회에서의 용어 변경 작업이 남아있지만 그동안 이 병을 둘러싸고 나타난 편견을 조금이라도 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돼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기자도 어린 시절 주변에서 간질 환자를 본 적이 있다. 의식을 잃고 눈이 돌아가며 사지가 굳어지는 증상을 두 눈으로 보니 무섭기도 하고 저 병이 내게도 옮을까 싶어 자리를 피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병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었고, 그 누구도 이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의학이 발전하고 병에 대한 지식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다 보니 이제 많은 이들이 간질은 전염병도 유전병도 아닌, 수천억 개의 뇌신경세포 중 일부가 짧은 시간동안 과도하게 전류를 발생시켜 나타나는 이상 발작임을 알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에서 간질은 형벌이자 주홍글씨인 듯하다. 대한간질학회에 따르면 운전면허자격 시험 결격에서부터 각종 사보험 가입 제한은 물론이고 여성 간질환자의 경우 잘못 알려진 지식으로 작게는 임신 중 약물복용 중단에서 크게는 임신중절까지 빈번하게 이루고 지고 있다.

문제는 이를 잘못 알고 있는 일부 산부인과의사들 사이에서 여성 간질환자로 하여금 애초에 아이를 갖지 못하게 하거나 임신중절을 권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있다. 국민 뿐 아니라 같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간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로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는 게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번 뇌전증으로의 개명이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 그리고 더 나아가 의료진에서 까지 간질에 대한 잘못된 세습과 정보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