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취임 전부터 의료계엔 산적한 문제들이 많았던 터라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경만호 회장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정치권과의 긴밀한 관계유지이다. 사안별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치권과의 협조를 통해 의료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 리더십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의 긴밀한 관계가 경만호 집행부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각계각층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불통정치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나선바 있다. 이에 경만호 집행부는 일각의 시국선언들에 대해 정부를 흔드는 행위로 규정, 반시국선에 나섰다.
의사협회라는 단체가 현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을 문제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시국선언 후 일각에서는 경만호 회장이 협회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과정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이었다.
너무 급했던 탓이었을까? 기타 의약계 단체들의 동조를 이끌어내지 못할 정도의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출범 100일.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의료계에는 경만호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산적한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원외처방약제비환수,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의료인면허재등록제, 리베이트 등등 수없이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의료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협회의 회원들인 개원의들 대부분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이 문제를 풀기위한 경만호 집행부의 움직임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다만, 경만호 회장이 내세우고 있는 '의료산업화‘가 과연 개원의들의 경영에 도움이 되는지도 검토할 부분이다.
100일, 성과를 돌아보기보다 풀어야할 숙제를 재검토하는 것이 우선. 하반기 경만호 집행부의 가장 큰 시험대를 곧 있을 수가협상이다. 과연 이번 협상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