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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가 어느새 시행한달 째를 맞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는 쪽인 제약업계와 받는 쪽인 의료계 모두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 신중함이 지나쳤던 탓일 까? 약가인하 연동제 시행 이 후 웃지 못 할 광경이 개원가에서 펼쳐지고 있다.

바로 영업사원들이 넥타이를 푼 간편복 차림으로 거래를 하는 개원가에 나타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이렇다. 정상 거래처를 방문하는 것이라 해도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포스(?)를 풍기며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혹여 리베이트를 주러 왔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간편한 평상복 차림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A 모 원장은 “최근 시행된 리베이트 약가인하연동제로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제약회사 직원의 복장이 달라진 것”일 거라고 말했다.

그는 “복장이 무에 그리 대수이겠냐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혹시 있을지 모를 수사에 만전을 기해 피해갈 수 있는 불똥은 모두 피해 가자는 생각 인 것 같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불똥(?)을 피해가기 위한 제약업계의 몸부림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연동제 이전 관행처럼 내려왔던 각 의사단체의 학술대회 지원에서도 발을 빼기 시작했다. 물론 제약협회에서 의학회와 학술재단에 공인된 단체에서 마련한 학술대회 등에는 예전처럼 제품 홍보 부스설치와 연자초청 등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이 모습만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상은 단연코 ‘NO’다!. 오히려 의학단체에 대한 제약업계의 지원은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더욱 어두운 곳으로 숨어버렸다.

복장을 바꿔가면서까지 영업활동에 나서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의 모습이 그 비등한 예다. 의사단체의 학술대회의 지원도 리베이트를 근절 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관계부처의 눈초리가 무서워 잠시 시들해 졌을 뿐이지 결코 없어질 수 없다.

모 제약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단속의 첫 타깃이 되면 끝장이라는 분위기 탓에 잠깐 주춤하는 것이지 수익을 내는 창구가 될 의료계 단체에 대한 지원은 아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의 손실을 야기하고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만드는 불법 리베이트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에 맞지 않은 제도와 단속 방법이 또 다른 형태의 음성적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내리게 하는지는 않은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