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선입견을 야기하며 관련 질환자들의 불편을 초래해온 ‘정신분열병’의 병명 개정이 추진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이사장 오병훈) 지난 16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정신분열병 병명 개정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묻는 막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정신분열병의 병명 개정은 ‘정신분열병’이라는 뜻 자체가 정신이 쪼개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어감이 좋지 않고, 또 사회적인 편견을 야기해 환자들의 불편을 초래해온데 따른 것이다.
학회 한 관계자는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이 일본에서 들어오며 잘못 직역된 것”이라며 개정 추진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개정병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조현증(Attunement Disorder), 사고증(Thought Disorder), 통합증 (Integration Disorder) 등 이상 3가지로, 학회는 이 중 회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칭을 골라 내달 2일 국회에서 공청회 등을 거쳐 병명 개정을 추진 한다는 방침이다.
조현증(Attunement Disorder)은 일명 긴완증으로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현악기의 줄이 적당히 긴장을 유지하고 있어야 제 기능을 발휘하듯이 인간의 정신도 적절하게 튜닝이 되어야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또 다른 의미의 긴완은 긴장과 이완의 줄임말로 정신분열병의 핵심 병리인 양성증상, 음성증상, 그리고 사고의 이완을 잘 드러내 준다.
그러나 조현증은 어려운 용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조현증의 경우 사람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고, 신경증과 구별이 애매하다는 문제가 지적 될 수도 있다.
사고증(Thought Disorder)은 일명 긴완, 이완증으로 정신분열병의 핵심증상 혹은 병리 중 하나로 생각되고 있는 사고의 이완을 병명으로 사용하자는 뜻에서 제시됐다.
정신분열병을 블로일러가 가장 핵심적인 증상으로 제안했던 것으로 정신분열병의 진단에 있어 현재까지 그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부수어로 긴완을 사용할 경우 사고의 형태나 내용 전반적인 부분의 증상을 아우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단편적인 접근방식이라는 의견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사고증 만으로는 병명으로 적절하지 않아 긴완, 이완을 부수어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완이라는 용어가 경우에 따라 또 다른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통합증은 (Integration Disorder) 일명 이완증으로 통합증은 정신의 통합이 느슨해져 있는 상태라는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신분열병을 통합실조증으로 개명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실조에 대한 어감이 매우 부정적이어서 같은 병명을 사용하는데 거부감이 많아 통합이라는 핵심어만 사용하던지 혹은 부수어로 실조 대신에 상대적으로 편견의 요소가 적은 이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학회는 통합증의 장점으로 분열의 반의어로서의 편견이 적은 점을 꼽았다. 또한 정신분열병은 신체적 특성과 사회적 환경 모두가 종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사실을 잘 드러내 주는 점도 좋다.
아울러 정신분열병에 대처하는 대책에 있어 생물학적, 심리학적, 그리고 사회적인 재활치료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통합적으로 잘못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는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또한 통합이 되지 않는 덜떨어졌다는 부정적 인신을 줄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