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의학 교육을 위해서는 ‘약’이라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의사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연세대 박민수 교수는 13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한국제약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의학교육과정에서의 제약의학 현황과 제안’에 관한 발표를 통해 제약의학(pharmaceutical medicine)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제약의학회 회원수가 2009년 104명에서 2010년 136명으로 늘어나는 등 130여명의 메디컬 어드바이저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이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을 곳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박민수 교수는 “2008년 국가임상시험사업단에서 제약의학 전문가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며 “제약의학은 신약개발에 있어 첨병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업단에서도 제대로 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약의학 관련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서울대의 고위자과정과 연세대 보건대학원 제약의료산업과 과정 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제약의료산업과 과정은 master of science(MS)와 diploma(Dip)으로 이뤄져있으며, 한해 5~1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서울대 고위자과정은 매 학기 40여명의 졸업생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2008년 이후 이 같은 프로그램이 갖춰졌지만 의사 수강생은 거의 찾기가 힘들며, 서울대 고위자과정의 경우 제약사 임원들이 대부분 수강하고 있다.
따라서 제약의학 교육이 더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인식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성향 중에 하나가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며 의사들이 약이라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의과대학의 전통적인 교육으로 인해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약물요법에 대해 얘기하는 정도 밖에 없고 어떻게 만드는지는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다”며 “임상약리가 왜 필요한지도 모르고 다 아는 것처럼 여기는 의사가 많아 문제”라고 꼬집었다.
결국 제약과 구분 짓는 인식을 버리고 의사들이 제약의학 교육을 받는데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
박 교수는 “의사들이 자신들에게도 제약의학의 일부 책임이 있다는 점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며 “제약회사에서 만들어낸 약을 처방만 하는데만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