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약가인하 움직임으로 인한 국내 제약사의 피해가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유비스트 등에 따르면, 4월 원외처방조제액은 전년 동월 대비 0.3% 증가한 7520억원에 그쳐 올 들어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로 원외처방조제액 증가율이 1월 14.2%, 2월 6.9%, 3월 4.8%, 4월 0.3%로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가운데 국내 업체의 4월 원외처방조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5563억원을 기록해 집계 이래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상위 10대 업체의 조제액도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하면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국내제약사의 시장 점유율은 74.0%로 전년 동월 대비 1.5%p 감소해 2009년 11월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4월 이후 ‘아타칸’(아스트라제네카), ‘아프로벨’(사노피-아벤티스), ‘디오반’(노바티스) 등 다국적제약사의 대형품목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지만, 정부 규제가 강해 예전과 같은 제네릭 성장이 나타날지 우려되는 상황.
특히 최근 보건의료미래위원회가 발표한 논의안건에 대한의사협회가 건의한 ‘복제약 약가 인하’ 방안이 포함되면서, 업계에는 그간 정부가 지속적으로 의지를 내비친 약가인하 시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라 더욱 암울하다.
여기에 국내 30위미만 영세 업체들의 점유율도 201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해 그동안 반사이익을 누려오던 영세업체들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국내 30위미만 영세 업체의 4월 점유율은 201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0.2%p 감소해 그동안 반사이익을 누려온 국내 영세 업체들의 성장세가 하락 반전했다. 한국 유나이트(12.4%), 삼진제약(9.6%) 등 주요 중소업체들이 상위 업체에 비해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국약품(-10.0%)이 역신장을 보이는 등 전반적인 증가율은 확연히 떨어진 모습이다. 주요 상위업체에서는 종근당(7.3%)만 전체 증가율을 넘었을 뿐 유한양행(-14.2%), 한미약품(-16.3%)은 계속 처방조제액이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지날 의약품의 처방은 늘어나 다국적제약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월 대비 1.5%p 확대됐다.
다국적제약사의 4월 원외처방조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5% 증가한 1957억원을 기록해 2009년 11월 이후 계속 전체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10대 다국적제약사들은 전년 동월 대비 5.9% 성장한 148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며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오리지날 의약품의 선호 현상이 높아져 다국적제약사의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