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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오늘, 사후피임약 등 20개 성분 결론?

중앙약심, 의-약계 첨예한 대립 속 약사회측 요구 집중 심의

21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2차 회의에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두고 의약계가 갈등을 이룰 전망이다.

대한약사회 측에서는 일반약 전환 문제를 화두로 꺼낸다는 계획인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일반약 약국 외판매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약사회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

이런 가운데 약사회는 최근 일반약 전환 품목을 구체화하며, 의협과의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박카스를 비롯한 44개 품목을 슈퍼로 뺏기게 된 약사회는 이번 의약품 재분류를 통해 비만치료제, 사후피임약, 천식흡입약, 위장약 등 50개 성분, 1,200여 품목을 일반약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2차 회의에서는 20일 약사회가 복지부에 제출한 20개 성분, 479품목에 대한 논의가 1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약사회의 움직임에 해당 의약품과 관련된 의사단체 및 시민단체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그간 ‘약물오남용으로 인한 국민건강 우려’를 내세우며 슈퍼판매를 저지해왔던 약사회와 현재의 약사회 모습은 사뭇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약사회는 약물오남용에는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20일 성명서를 통해 “약사회가 안전성을 볼모로 무조건 일부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를 반대하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해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주장하며 일반약 약국 외 판매의 선행조건으로 내걸고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는데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의사단체에서도 약사회가 제시한 품목 중 일부에 대해 걱정스럽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사후피임약의 경우 경구피임약에 비해 고용량 호르몬인데다, 피임실패율도 상대적으로 높아 오남용 했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사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경우 일상적인 피임방법으로 오남용 될 우려가 크다”며 “사후피임약은 일반 경구피임약에 포함된 호르몬의 약 10~3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 요법이며 피임실패율도 일반피임약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약사회의 일반약 전환 움직임은 전투적이기까지 한 모습이다. 가능한 많은 품목을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식약청이 심장혈관 확장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한 ‘비아그라’를 포함시켰다가 여론을 의식, 반나절 만에 철회한 해프닝만 봐도 재분류 논의대상에 가능한 많은 품목을 포함시키려는 약사회의 의지가 드러난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제약업계 역시 걱정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사실상 전문약이 일반약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큰 손실을 입는 것이 제약회사들이기 때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전문약이 일반약으로 전환되면 제약사들은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해 오히려 매출이 줄어드는 품목이 대부분”이라며 “일반약으로 전환돼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은행잎제제의 경우만 봐도 기업이 휘청일 정도의 타격이 있던 예가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결국 의약분업 이후 최고로 고조된 의약계의 자존심 싸움에 제약업계가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것.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재분류를 앞둔 의약계의 모습을 두고 ‘밥그릇 싸움’이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며 “국민건강은 허울 좋은 명분이고 의약분업 이후 최대의 기득권 싸움이 되는 모습이, 업계를 떠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중앙약심 2차 회의에서는 의약품 재분류를 두고 의약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여 이번 논의가 쉽게 마무리 되기는 힘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