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도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약국외 판매가 가능토록 추진하면서 액상소화제 시장의 판도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액상소화제, 정장제 등 가운데 일부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면서, 기존의 44개 품목에 ‘까스활명수라이트액’(동화약품), ‘까스활명수소프트액’(동화약품), ‘위생수액’(광동제약), ‘카스칼크림’(목산약품)을 새로 추가했다.
결국 정부의 예고대로라면 슈퍼로 진출할 수 있게 된 액상소화제 품목은 삼성제약의 ‘까스명수액’ 등 총 18가지가 된다.
이에 따라 그간 시장규모가 협소했던 액상소화제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점쳐지고 있다.
목록에 이름을 올린 제약사들의 대부분이 슈퍼진출을 놓고 “아직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기 어렵다”며 고심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내부에서는 유통망 확보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들 대부분이 제약업계에서도 영세한 규모의 회사들이기 때문에 슈퍼진출을 통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충분히 매력적인 기회이기 때문.
한 제약사 관계자는 “오히려 까스활명수, 박카스 같은 대형브랜드는 대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약사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슈퍼로 나가기가 훨씬 어렵다”며 “반면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눈치보기’에서 자유롭고 회사 규모를 키울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화약품은 복지부가 처음 44개 품목을 발표했을 당시, “슈퍼진출에 대해 큰 비중을 두고 고민해오지 않았다”며 약국유통을 지속하는데 대해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비록 이번에 까스활명수가 포함됐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까스활명수큐’가 아닌 ‘까스활명수라이트액’과 ‘까스활명수소프트액’이라는 점에서도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이들 품목은 이미 생산이 중단된 제품들이다.
다만, 동화약품 입장에서는 까스활명수큐 대신 ‘까스활명수’라는 브랜드로 슈퍼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포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까스활명수는 지난해 매출액 38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회사매출액의 17.6%를 차지하는 동화약품의 대표 품목이다.
아울러 슈퍼판매 시행 후 가장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품목으로는 삼성제약의 ‘까스명수액’과 광동제약의 ‘생록천액’, ‘위생수액’이 꼽히고 있다.
특히 광동제약의 경우,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으로 닦아놓은 편의점 유통망을 이용하면 단기간 내 시장을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
‘까스명수액’은 까스활명수의 아성을 위협할 만한 품목으로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지목되면서 복지부 발표이후 삼성제약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기대심리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약사법 개정을 통해 소화제도 슈퍼로 풀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약사단체들의 반대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소화제가 약국에 묶여있는 이상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액상소화제 시장의 성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슈퍼판매가 본격화되는 7월말부터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