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보건복지미래위원회의 검토 안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KRPIA는 보건복지미래위원회에서 토의된 ‘약품비 지출 합리화 및 제약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21일 발표했다.
의약품 가격인하 정책 검토 안에 따르면 향후 3년 내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가 30%까지 인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RPIA는 “건강보험재정 적자에 대한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 그러나 제약 산업은 이미 시장형 실거래가제,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등 중복적인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인해 많은 재정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약가 인하에 대한 제반 정책의 평가와 분석 없이 계속 추가되는 약가 인하 방안을 제약업계가 수용하기에는 그 기준치를 넘어선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
이에 따라 KRPIA는 이번 보건복지미래위원회의 검토안에 대해 기존 정책을 충분히 평가 분석한 후 이를 재검토 할 것으로 했다.
◆약가 인하 조정 인하폭…3조원 매출 손실?
현재 특허 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을 현행 80%에서 50% 수준으로 낮출 경우 3조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KRPIA는 전체 보험의약품 시장 규모 12조 3천억 원에 평균 24%의 인하가 이뤄진다면 약 3조원의 전체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약가 인하로 예상되는 제약업계의 경영상의 어려움, R&D 투자 감소 등으로 제약 시장의 규모와 발전은 하향세를 탈 것이라는 의견이다.
◆약가 하향 조정 비율의 실종된 기준
정부는 추진하는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이 같은 약가 하향 조정 비율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 가능여부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비교시 제약산업 부담의 적정하 정도 ▲비율 적용시 전체 의료비의 약제비 비중 및 증가율 억제 정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허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 ‘형평성 유지’ 필수
특허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간 인하폭 차이와 동일가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신약 개발 R&D에 매진해 온 연구중심 제약사에 더 큰 재정 부담을 분담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약 개발시 최소 10년 이상의 연구 기간과 수 조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를 고려할 때 특허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에 동일가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연구중심 제약사들의 R&D 개발 의지를 상실시킬 수 있다.
◆기존 약가 인하 정책과의 중복 적용은 신약개발의 ‘독’
기존 약가 인하 정책과 중복 적용된다면 R&D 투자 및 신약개발의지가 큰 폭으로 저하되고 신약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손실은 곧 제약업계 경영상의 어려움과 직결돼 R&D 개발 의욕을 감소시킨다. 앞서 말한 바늘이 R&D라면 신약개발은 실이다. 즉 R&D 개발 부진은 신약 개발의 도태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급변하는 약가 정책은 신약 개발의 등재 여부 및 R&D 적정 평가에 대한 예측조차 되지 않는 불확실한 전망을 동반한다. 그 결과 개발비용회수기간이 매우 긴 R&D 투자 및 신약개발 동기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KRPIA에 따르면 회원 제약사들의 연간 R&D투자는 2,500 억원 수준이다.
◆ BT산업 성장 동력 육성이 아닌 퇴보 촉진?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을 50% 수준의 인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R&D 연구의 적정한 가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는 곧 제약사의 투자의욕을 꺾는 결과로써 BT 산업육성 정책과 어긋난다는 것.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정부 및 연구기관들과 6,900억원 규모의 MOU를 체결하고 임상시험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4년간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에 투자한 R&D 규모는 8,200억원으로, 우리 국민 총생산 규모를 약 4조 4천억원 이상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같은 약가 인하 정책은 이와 같은 협력을 막아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해 제약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KRPIA는 주장했다.
◆신약 적정 보장을 위한 새로운 가격 시스템
KRPIA는 국내에서 적절하게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현재 실정에 대해 토로했다.
약제비적정화방안 제도에서 등재된 신약의 가격은 선진 7개 국가의 등재가격대비 45%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까지 인하된다면 신약개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또한 인하된 약가는 신약이 시장에 처음으로 공급될 때 그 약의 산정 기준이 되기 때문에 신약의 약가는 더욱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3년부터 2007년 사이에 전 세계에 출시된 상위 70개의 신약이 국내에 도입된 비율은 63%로, OECD 평균 81%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R&D 결과물인 신약의 가치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위한 신약 적정가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제약산업의 육성과 환자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 KRPIA측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