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에게 ‘신장 신경 차단술’을 이용해 정상 혈압이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시술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실시됐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최승혁 교수팀(순환기내과)은 지난 19일 난치성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중인 사례환자 3명을 대상으로 국내 첫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 차단술’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처음 시술받은 44세 남성은 평소 4가지의 고혈압 약을 복용해도 165/110mmHg으로 혈압조절이 되지 않았다.
이 남성 환자는 시술 후 보통 한 달 후 혈압이 안정기에 들어서는 것보다 빠르게 이틀 후 퇴원 시 140/95mmHg로 크게 호전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차단술(Renal Denervation)’은 세 가지 항고혈압 약물을 투여해도 정상 혈압에 도달하지 않거나, 혈압이 조절되고 있더라도 네 가지 이상의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난치성 고혈압(치료저항성 고혈압)환자에게 혈압 조절과 관련된 중추 교감신경계 중 하나인 신장과 뇌를 잇는 ‘신장 신경’을 전기적 충격으로 선택적 차단해, 혈압을 올리는 레닌(Renin) 호르몬을 감소시켜 혈압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신장 신경 차단술’ 은 고주파 발생장치 전극이 연결된 카테타를 환자의 사타구니(서혜부)를 통해 삽입해 대동맥을 따라 두 개의 신장 동맥에 접근시킨 후 5~8 와트의 에너지를 혈관 벽을 통해 전달해 신장 동맥 바깥쪽의 교감신경에 여러 개의 미세한 절제 부위를 만들어 신경을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을 통해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외과적 수술법이 주로 사용됐는데 우수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심각한 부작용과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항고혈압 약물이 개발돼 지금껏 기존 치료법을 대신해 왔다.
신장 신경 차단술은 개복수술 방식에 비해 훨씬 작은 부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합병증과 부작용을 크게 줄였고, 부분마취로 치료 및 회복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치료 효과는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의 24개 임상기관에서 1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2명에게 신장 신경 차단술을, 대조군인 54명에게는 기존 치료만을 시행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 시술을 받은 환자에서 평균 178/96mmHg에서 6개월간 평균 혈압이 146/84mmHg(32/12mmHg 감소)로 내려간 반면, 기존 치료법을 사용한 대조군에서는 기존 혈압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또한 이 연구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의 84%(41명)에서 10mmHg 이상 수축기 고혈압 감소가 확인됐다.
아울러 호주, 유렵, 미국 소재 19개 의료기관에서 신장 신경 차단술을 시술을 받은 153명 환자에 대한 2년간의 ‘혈압 강하 추이’ 추적연구(2009~2011)에서도 측정 혈압이 2년 후 평균 32/14mmHg까지 감소했다.
이번 시술을 실시한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최승혁 교수팀은 “신장 신경 차단술 이후에도 건강한 생활습관유지와 약물치료는 계속 되어야 한다”면서 “일부 임상 연구에서 일부 약물의 투약을 중단할 정도로 혈압이 낮춰진 사례가 있지만 임의로 약물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며 지속적인 관리를 당부했다.
또한 “향후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 차단술’이 고혈압 뿐만 아니라 여러 만성질환 치료와 증상 완화의 새로운 대안 치료법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