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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건대의대 교수 ‘제자사랑 장학금 적립운동’ 큰 호응

한 의대교수 이메일이 전 의대교수에 공감줘… 전체 참여

“학비로 고민하는 학생이 1명이라도 없기를 바랍니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원장 고영초) 소속 교수 100여 명이 매달 월급에서 1만~10만원씩을 떼 내 경제 사정이 어려운 의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적립하고 있어 화제다.

의학전문대학원의 특성상 높은 학비부담에도 불구하고 의대 학생들은 다른 전공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인식으로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부 학생들은 학비 고민이 많았다.

이에 교수들이 의학도 후배들에게 교육 지도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을 해 주기 위해 함께 뜻을 모아 월급에서 십시일반 장학금 적립에 나선 것이다.

한 교수의 제안으로 처음 50명의 교수들이 뜻을 같이한 ‘월 1만~10만 원 장학금 적립’은 서울 건국대병원과 건국대충주병원 임상교수는 물론 기초의학 교수들까지 참여해 최근 100명을 넘었으며, 230명 의전원 소속 교수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건국대 의전원 교수들의 장학금 적립은 지난해 11월 의학과 주임교수이던 배영민 교수가 전체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 편지에서 시작됐다.

배 교수는 “의전원 학생들은 대부분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상담을 해보니 재능 있고, 장래가 기대되는 일부 학생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학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교수님들께서 장학기금을 마련해 어려운 처지의 학생에게 혜택을 주자”며 월 1만원씩의 장학기금 적립을 제안했다.

그는 이어 “월 1만원씩 150명의 교수님이 참여하신다면 한 학기 900만 원, 1년이면 1,800만 원의 기금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교수님들께서 조성한 장학기금으로 필요한 학생을 도울 수 있다면 교수님들과 수혜 학생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배 교수의 제안에 50명의 교수들이 동참해 지난해 11월 급여에서부터 ‘1만 원 장학금 적립’을 시작했고 올 5월에는 105명으로 늘어났다.

뜻을 같이한 일부 교수들 가운데는 다른 발전기금 기부에도 불구하고 급여에서 월 10만 원씩 적립하는 교수들도 늘어났다. 교수들의 동참이 늘면서 ‘월 1만원 적립’으로 시작해 6개월 만에 300여만 원의 기금이 적립됐다.

건국대 의전원은 일정한 장학금이 적립되면 내년 1학기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의전원 학생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건국대는 건국대 충주병원과 건국대병원 등의 각 전공 교실별로 개별 교수들이 지원하는 장학금을 포함하면 의전원 학생들을 위한 장학혜택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교수는 “사회적으로 등록금 문제가 이슈가 부각됐지만 한 학기 1,000만 원의 등록금을 내는 의전원 학생들의 학비 문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이는 아마 의전원의 비싼 등록금은 학생들이 입학 전부터 인지한 사안이었고, 평균적으로 의전원 학생들이 다른 전공의 학생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학생들 가운데 경제적 사정이 매우 어려워 전액 장학금이 절박한 학생도 있었고,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성적이 좋아 전액 장학금을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성적이 좋아야만 받을 수 있는 교내 장학금 혜택도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건국대 의전원 심서보 교수는 "월 1만 원 장학금 적립은 의전원 교수님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만든 의미 있는 장학금"이라며 "의전원 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더불어 나눔의 마음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