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이종철 원장은 새로운 밀레니엄이라며 흥분과 기대 속에 맞이했던 2000년대가 벌써 5년이 지났다는 사실에서 세월의 빠름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며 올해가 닭의 해인 만큼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닭은 귀신을 쫓는 영험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설날 새벽에 닭 울음이 열번 넘으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고 하니 닭은 우리 민족에게 행운과 풍요를 전해주는 상서로운 동물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종철 원장은 새아침을 맞는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처럼 희망이 넘쳐야 할 올해는 IMF보다 더 심각하다는 경제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 의료계 역시 환자 감소 현상과 저수가 정책 등으로 인해 어려운 외부 환경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 역경의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하반기 주요 병원의 외래 환자 추이를 조사해본 결과, 중소병원들은 말할 것도 없이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들조차 경제 불황에 의한 환자 감소가 본격 시작되는 등 의료계 전체의 위기감이 증폭되어감을 밝혔다.
그뿐 아니라 “올해 의료수가 인상율이 2.99%로 확정되어 다른 물가 상승률에 못미칠뿐 아니라, 지난해 주 40시간 근무제 시행에 이어 MRI 검사비 등이 의료보험 항목에 추가되면서 병원계의 경영 손실이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매년 신년사에서는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 왔으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전 직원의 단합을 호소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올해에는 병원 발전의 구심점인 ‘비전 2010의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재정비하는 한편, 이를 근간으로 하는 가장 효율적인 경영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모든 정책 수립과 업무 진행의 근본에 「비전 2010」의 핵심가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결정에 앞서 * 최상의 진료를 위한 최적의 선택인지 * 환자중심의 병원을 이루는데 필요한 내용인지 * 의료계 선도 병원으로서 합당한 것인가를 먼저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밝히고 “비전 공감은 무엇보다도 우리병원을 사랑한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저는 우리 임직원 모두가 삼성서울병원의 일원이라는 데 대한 무한한 긍지를 갖고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다.
"한편 지난 개원 10주년 기념사에서도 밝혔듯이 한국 의료계 변화의 선도에 선 우리병원의 지난 10년간의 역사는 각자 최고의 역량을 갖춘 우리병원 전 직원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이같은 자긍심이야 말로 우리병원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여 굳건히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신뢰감을 갖게 하는 원동력임을 밝히고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고 미리 자포자기하며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과 '이 정도쯤이야'하는 자신감을 갖고 대처한 결과는 엄청난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올해의 병원 운영방침은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여 장기 발전의 토대를 다지는 한해’로 정하고 3대 운영 방침을 밝혔다.
첫째, 위기 극복을 위한 병원 경영의 효율성 극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원장은 최근 각 부서별로 경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은 바 있는데, 앞으로도 비용 관리를 강화하고 수익을 증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향후 생존 자체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전 직원이 공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비용 및 편익에 근거한 투자 우선순위의 부여와 합리적 결정으로 자원과 공간 이용의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이며 종합성과 평가시스템의 적용과 경영정보시스템의 실현을 통해 지속적인 성과 평가와 피드백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비전 2010 실현을 위한 각 부서 차원의 업무 방향에 대한 검토와 반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한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므로 전 직원은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권고했다.
둘째, 운영방침으로 진료・연구・교육 등 전 분야에서 새로운 개혁을 이루어 최상의 진료 수준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지난 10년간 전 분야에서 국내 의료계의 변화와 발전을 주도해 왔으나 이제는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해야 할 시기라고 밝히고 특히 암센터 건립작업의 진행과 함께 본관 리노베이션 등 미래 투자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진료 발전의 기반이 협진의 조기 정착에 있음을 명심하고 공동 진료를 통한 상호 발전의 기틀을 더욱 공고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 부문은 임상시험 등 많은 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제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우리병원을 대표할 수 있는 집중되고 심화된 연구성과를 창출해야 할 시기임을 강조하고 교육 부문 역시 성공리에 진행중인 PBL 교육을 더욱 보완하여 의대생 교육에서도 새로운 혁신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며, 우수 전공의 확보 및 체계적 운영을 통해 우수 의료인력 양성 의료기관으로서의 우위를 지속 유지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셋째, 환자중심의 선도 병원이라는 우리병원 고유의 전통을 더욱 심화・발전시켜 생명 존중의 이상을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1등을 유지하는 것은 1등이 되기보다 더많은 노력과 정성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타 병원들의 서비스 수준은 이제 우리병원과 거의 격차가 없으며, 오히려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정도로 우수한 서비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라고 설명하고 “많은 환자들이 미국 등 선진국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최근들어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 의료기관의 특화 전략이 국내 언론을 통해 널리 소개되면서 국민들의 눈높이는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져 있다”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환자 감동을 넘어 혼절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친절한 병원을 만들어 나가는데도 역시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밖에 사회신뢰 경영 역시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이며 의료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해소되기 힘든 현실에서 올바르고 정직한 병원 이미지를 만들어 가기 위한 윤리경영 실천 의지가 필요할 때임을 강조했다.
또한 많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자원봉사활동 역시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공익성을 근간으로 하는 의료기관으로서 자발적인 자원봉사활동은 불우 이웃에 대한 자선과 동시에, 참여하는 봉사자들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이 사회를 보다 살기 편하게 만드는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며 적극 추천했다.
이처럼 올해에는 상호 신뢰와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가 상대의 애로점을 잘 인식하고 먼저 양보하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병원 차원에서도 더욱 활기차고 역동적인 조직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개인과 병원 모두가 한층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박지은 기자 (jieun.park@medifonews.com)
200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