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한의사협회의 ‘대정부 투쟁’로드맵에 따라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휴진을 실시하기로 한 첫 번째 토요일이다. 이에 따라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휴진에 참여할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디포뉴스가 의원들의 참여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23일 전국 10여개 의원들에 전화조사를 했다. 그리고 휴진을 할 것인지 여부를 물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의원들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전화통화를 한 10개 의원 중 6개 의원은 휴진할 것이라고 밝혔고 나머지 4곳은 원래대로 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진을 하겠다는 의원들은 대부분 “의협의 로드맵에 따라 당연히 내일은 쉴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러나 몇몇 의원은 상당히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이며 휴진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 의원은 “우리 병원은 원래부터 2주 걸러 토요일에 한번씩 쉰다. 내일이 바로 그날이다”라고 말했다. “꿩먹고 알먹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정부 투쟁’에 따라 휴진한다는 사실을 환자가 달가워할 리 없다고 판단해 속마음을 은폐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종전대로 정상 진료할 것이라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진료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별일 없다는 듯 “내일 휴진 안하니 걱정말고 진료받으러 오라”고 말했다. 휴진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의원도 있었다.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정부투쟁’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짓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24일 오전 10시부터는 비상근무체제를 갖추고 회원들의 휴진 참여여부를 체크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후 상황을 봐서 토요휴진을 실시하다가 오는 12월10일부터는 제4주차 투쟁을 진행해 각 시도 사정에 따라 궐기집회를 실시하며, 이후에도 진전이 없으면 전면 휴폐업에 돌입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집단 토요휴진에 들어감에 따라 시민들과 주요 언론들도 이제 조금씩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6살의 딸을 두고 있는 30대 후반 J씨는 “토요일 아픈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병원들이 문을 닫는다니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되니 병원에는 자연스럽게 환자가 몰릴 전망이다. 몇몇 병원들은 의협이 토요휴진방침을 밝히자마자 “우리 병원은 토요일 정상진료 또는 확대 진료를 한다”고 밝혀 개원의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개원가의 집단 토요휴진이 현실화되었지만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나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23일 복지부 관계자는 “의협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별다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보건소나 보건지소에는 비상근무명령을 내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의협은 비대위를 구성할 때만해도 “10%의 의원들만 토요휴진을 실시해도 만족”이라고 밝혔지만 현재는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참여도가 생각보다 낮지 않아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협은 “요구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전면휴폐업 및 병원급 참여독려 등 투쟁강도를 높힌다”는 추진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추이가 주목된다.